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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안 된다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한나라당에서 교육감 선거제도 문제가 있으니 개정을 하겠다고 발 벗고 나서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것도 현 교육감 직선제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고 아예 다른 방향으로 키를 돌리려고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저조한 투표율, 과다한 선거비용, 대표성의 결여 등을 문제로 삼아 시.도 단체장과 교육감 러닝메이트 출마 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하는데 이는 아주 잘못된 발상이고 위험한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투표율이 저조한 게 문제라면 시.도 단체장과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를 실시함으로 투표율을 올리려고 하지 말고 지금처럼 교육감 직선제 하에서 시.도 단체장과 동시에 실시하도록 하면 저절로 투표율이 올라갈 것 아닌가? 대선이나 총선 때 동시에 교육감 선거를 해도 투표율이 자동적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울산만 해도 그렇지 않았던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나 시장이나 시의원들과 동시에 투표를 하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를 가지고 투표율 저조를 빌미 삼아 러닝메이트제를 들고 나오는 것은 순수한 발상이라 할 수가 없다. 이건 단지 투표율 저조를 빌미로 교육감도 정치의 손아래 두고자 하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교육감 선거를 하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을 또 하나의 이유로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를 들고 나오는데 이것 또한 말이 안 된다.  현 교육감 직선제를 그대로 하면서 예산을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얼마든지 답이 나올 수 있다. 한 사람의 후보가 나오면 투표 안 하도록 선거법을 고치면 되고 경비가 많이 들면 선거비용이 적게 들도록 선거법을 고치 된다. 선거기간이 길면 더 줄이고 홍보비용이 많이 들면 더욱 줄이고 최소의 경비로 선거를 치루면 될 것 아닌가?

투표율이 저조하다 보니 대표성이 문제가 되어 러닝메이트제를 한다는 것도 타당한 이유가 될 수가 없다. 교육위원들이 교육감을 뽑았을 때와 학교운영위들이 교육감을 뽑았을 때와 시민 모두가 교육감을 뽑았을 때 어떻게 뽑은 분이 더 대표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나?

이번 서울만 하더라도 교육위원 몇십명이 투표해 교육감이 당선되었을 때와 학교마다 학교운영위원 15명 내외가 투표해 교육감이 당선되었을 때와 비록 15.4%의 시민이 참가했지만 서울 전지역의 시민들이 투표해 2만여의 표차로 교육감이 당선되었을 때를 비교해 볼 때 누가 더 대표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나?

러닝메이트제를 해야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정책과 궤을 같이 하는 분이 교육감이 될 것이고 그래야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교육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으리라는 발상도 지나친 기우에서 나온 것이라 본다. 이번 서울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교육정책의 공약을 보고 믿을 만하기에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과 궤를 같이 하는 분을 밀어 준 것 아닌가?

서울교육감 선거가 채 끝나자마자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운운 하는 것은 그 순수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왜 지금까지 교육을 정치권 밖에 두었는지를, 교육감 선거 출마자에게 정당인을 배제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교육감 러닝메이트제는 추진을 하지 않아야 한다. 러닝메이트제가 안고 있는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투표하는 분이 시장과 교육감의 공약에 따라 지지하는 분이 다를 수도 있는데 누구에게 초점을 맞춰 투표를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지게 된다. 시장은 좋으나 교육감은 싫은데, 교육감은 좋은데 시장은 싫은데 누굴 찍어야 하나? 하면서 망설이게 되고 시민들이 원하는 분을 모두 택할 수가 없다.

시장의 러닝메이트로 교육감이 된다면 그 때부터 교육감이 누구의 말을 듣고 교육을 해야 하나? 시장 말 들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면 교육감은 하수인에 불과할 것 아닌가? 시장은 정치인이고 교육감은 비정치인이라 함께 손잡고 간다는 것도 어색하다. 러닝메이트로 뽑힌 교육감이 시장이 소속된 당의 교육정책을 따라야 하니 교육감의 자율성과 독창성, 책무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제발 교육이 정치로 오염되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만큼은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많은 세월을 거쳐 만들어놓은 교육감 직선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문제 되는 것만 손질해서 다듬어 갔으면 어떨까 싶다. 아직 4년도 안 된 교육감 직선제 또 바꾸려고 하지 말았으면 한다. 교육이 살 수 있도록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교육감 러닝메이트제 추진을 멈추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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