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대밭과 방게가 어우러진 순천만에서
순천만. 전라남도 순천시의 남쪽에 있는 고즈넉한 바다. 동서 22㎞요, 남북으로 30㎞를 자랑하는 그 곡선의 유연함. 동쪽으로는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도시, 여수가 있고, 서쪽으로는 고흥군이 한적하게 놓여 있으며 북쪽에는 고흥군과 순천시를 아우르고 있는 남도의 현묘한 바닷길.
저 갈대들은 수천년의 시간을 두고 바람과 함께 사스락, 사스락 소리를 냈겠지. 또한 이 갈대밭이 자라는 뻘밭을 터전으로 삼아 방게들과 망둥어들은 요리조리 몰려다니며 먹이를 구했겠지. 참으로 신기하구나, 참으로 신비롭구나. 어이하여 조물주는 남도의 끝자락에 이리도 아름다운 바다를 만들어 주었는지.
순천만의 S자 라인은 단지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란다. 아는가, 남해안 중에서 유독 순천만에만 적조 현상이 없다는 것을. 왜냐하면 순천만의 S자 라인을 거친 바닷물이 그 불순한 기운을 모두 바다에 빼앗겨 적조가 자랄 틈을 주지 않는다는구나. 그래서 순천만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공원이요, 천지자연이 태고적의 모습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는구나.
저 멀리 순천만을 굽어보는 전망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다는 어찌 그리 시원한 바람을 선사하는지. 또 순천만을 돌아나오는 탐사선의 포말은 어찌 그리 장쾌한지.
길이 물려줄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유산, 순천만. 그저 이곳이 앞으로 단 한치의 훼손도 없이 고이고이 우리 후손들에게 내려가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