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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위편삼절(韋編三絶)의 노력 있어야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주역(周易)을 어찌나 즐겨 읽었는지 책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닳아 끊어졌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현대식으로 말하면, 한 권의 책을 몇십 번이나 되풀이해서 읽어서 책을 철(綴)한 곳이 닳아 흩어진 것을 다시 고쳐 매어서 애독(愛讀)을 계속하는 것을 위편삼절(韋編三 絶)이라고 한다.

사람들마다 애독하는 책이 있을 것이다. 내가 읽고 싶은 분야의 책이 있을 것이다. 내가 배우고 싶은 영역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에 관련된 책을 읽되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되게 읽어야 한다. 나의 평생 애독했고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되었던 책을 무엇이라고 하는 게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내가 남들에게 떳떳하게 말해 주고 싶은 위편삼절(韋編三絶)이 무엇이 있을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자랑삼아 나의 위편삼절(韋編三絶)이 이것이다 하고 남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그건 정말 자랑거리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어떤 이는 수학에서 위편삼절은 '수학의 정석(定石)'이라고 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읽고 풀고 베개 삼아 베고 자다 일어나 다시 읽고 풀고 보니 책이 걸레처럼 돼버렸다고 한다. 그 과정이 반복되면 1000쪽 넘는 책 두 권이 거의 암기되고 문제의 관상(觀相)만 척 보고도 정답을 고를 지경이 된다고 한다.

위의 예와 같이 수학에서의 위편삼절(韋編三絶)이 '수학의 정석(定石)'이 되었듯이 배우는 이마다 나름대로 위편삼절(韋編三絶)이 있어야 한다. 어떤 종류의 책이든 자기가 꼭 배워야 할 책이면 자기의 길잡이로 잡으려고 하면 적어도 책이 걸레처럼 닳아질 때까지 옛날 같으면 책을 철한 곳이 닳아 세 번이나 닳아 끊어질 정도로 독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열성을 쏟아야 한다. 한 권의 책을 향해 되풀이해서 숙독해야 한다.

사기(史記)에 공자가 만년에 주역(周易)을 읽음에 어찌나 읽고 또 읽고 했던지 대쪽을 엮은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지니 말하기를, “내가 수년 동안 틈을 얻어서 이와 같이 되었으니, 내가 주역에 있어서는 곧 환하니라.”고 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에, 내가 배우고자 하는 영역에 환하게 되기 위해 소위 박사(博士)가 되기 위해서는 위편삼절(韋編三絶)과 같은 애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공자의 위대성은 무엇보다 책 읽기에 있음을 보게 된다. 즉 배움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배우는 우리에게 있어서도 위편삼절(韋編三絶)의 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요구된다. 自强不息(자강불식)하여야 가능하다. 스스로 힘써 행하여 쉬지 않음이 위편삼절(韋編三絶)을 경험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는 위편삼절(韋編三絶)을 경험을 기대할 수 없다.

공자처럼 '위편삼절' 같은 피나는 노력이 우리에게도 요구된다. 공자와 같은 위편삼절(韋編三絶)의 노력과 호학의 정신이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배우는 이에게 반드시 있어야 하는 필수요건이지 선택요건이 아니다.

공자는 “ 호학(好學)하다가 발분(發憤)하여 밥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근심마저 잊고, 세월이 흘러 몸이 늙어 가는 것도 몰랐다' 라고 하였다. 공자처럼 호학(好學)정신과 위편삼절(韋編三絶)의 노력을 가히 본받을 만하다.

이런 정신과 노력이 책 읽기에 곁들여진다면 우리도 소위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에, 내가 배우고자 하는 분야에, 내가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에 비록 박사학위(博士學位)를 받지 못한다 해도 박사(博士)가 충분히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간에 보다가 버리고, 한 번 보다가 버리고, 한두 번 보다가 버리고 하면 얼마나 아까운가? 그리고 얼마나 안타까운가? 호학정신과 위편삼절의 노력으로 겨우 터를 닦아놓았는데 집을 짓지 못하다니! 공을 들여 탑을 쌓기 위해 기초를 마련했는데 한두 층 쌓다가 그만두는 그런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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