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자장(子張)편에 이런 말이 나온다. “博學而篤志하고 切問而近思면 仁在其中矣(박학이독지,절문이근사,인재기중의-널리 배워서 뜻을 돈돈하게 하고, 절실하게 물으며 가까운 것부터 생각해서 미루어 가면 인이 그 가운데에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자하(子夏)가 하신 말씀인데 이 말씀 속에는 학문의 단계가 잘 나와 있고 학문할 때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가르치고 있다.
학문의 단계는 4단계임을 알 수 있다. ‘배움의 단계-뜻을 세우는 단계-물음의 단계-생각의 단계’로 나와 있다. 해석에 따라, 보는 관점에 따라 단계가 다를 수도 있다. 뜻을 세우는 단계가 먼저요, 그 다음이 배움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단계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이(而)’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而)’ 순접을 나타내는 접속사인데 ‘그리고’로 해석할 것이냐? 아니면 “그리고 난 후”로 해석할 것이냐에 따라 단계가 바뀌어질 수 있다. 배움이 먼저든, 뜻을 세우는 것이 먼저든 간에 그것을 내세우고자 것은 아니다.
자하(子夏)가 우선 학문을 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나 하면 첫째가 배워야 하고(學), 둘째가 뜻(志)을 세워야 하며, 셋째가 물어야 하고(問),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한다(思). 이 네 가지가 학문에서 해야 할 일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
그러니 배우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 하고, 둘째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뜻을 세워야 하고, 다음은 글을 읽을 때마다 의문이 되는 것을 물어야 하고, 나아가 생각을 하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학문을 할 때 네 가지를 하면서 어떠한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도 잘 가르쳐 주고 있다. 배움에는 널리(博) 배워야 하도록 하고 있다. 폭넓게 배우도록 권하고 있다. 넓게 배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동서고금의 책들을 두루 읽도록 하고 있다. 학문과 지식을 넓히기 위해 책을 읽음에 한정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뜻을 세움에 있어서는 돈독히(篤) 해라고 한다. 뜻을 독실하게 해라고 한다. 그러니 뜻을 세워야 배움에 유익이 된다. 뜻을 세워야 방향이 잡혀진다. 뜻을 세워야 할 분야가 정해진다. 뜻을 정해야 절도있는 생활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떤 분야의 공부를 하겠다, 나는 장차 무엇이 되겠다, 나는 어떻게 공부를 하겠다, 나는 어떻게 행동을 하겠다’ 등의 뜻을 분명히 정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돈독히 하는 것이다. 독실하게 하는 것이다. 뜻을 세우지 못한 이는 뜻을 세워야 한다. 공자는 중학교 시절에 학문에 뜻을 세웠다.(吾十有五而志于學-오십유오이지우학-나는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
물음의 단계가 중요하다. 책을 읽으면 의문이 되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배우는 학생들은 이 단계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묻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물음을 잘하지 않는다. 부끄럽고 무안을 당할까봐 그렇게 많이 한다. 그러나 알고 싶어 하고 배우고 싶어 하는 열정이 가득차면 부끄러움이 참을 수 있고,무안을 당해도 끄덕하지 않는다.
그러니 물음의 단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자하(子夏)는 묻되 간절하게(切) 하라고 했다. 애타는 심정으로 물어야 한다. 절실하게 물어야 한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집에서, 도서관에서 꼭 물어보고 싶고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농부가 가뭄에 비를 애타게 기다리듯 해야 한다. 나의 물음은 어떠한가?
끝으로 생각의 단계다. 생각의 단계는 적용의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새로운 것을 듣게 되면 자기 주변에 가까운 것과 연결시켜 생각하여 확실하게 깨닫는 것이 인(仁)에 이르는 것이라 한다. 어떤 새로운 것에 가까운 것부터 생각해서 미루어 짐작하도록 하는 것이 인(仁)에 이르는 것이다. 여기서 ‘인(仁)’이란 ‘진리, 이치,’로 바꾸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