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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찾아오는 손님 있게 배움에 힘써야

명심보감 훈자편에 “賓客不來(빈객불래)면 門戶俗(문호속)하고 時書無敎(시서무교)면 子孫愚(자손우)니라”라는 말이 나온다. “손님이 오지 않으면 가문(門戶)이 속되고 시서를 가르치지 않으면 자손이 어리석게 된다”는 뜻이다.

위의 문장을 유심히 살펴보면 여기에 나오는 전자와 후자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와 후자는 대구로 되어 있고 호응이 될 뿐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서로 연관이 있음을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앞의 “賓客不來(빈객불래)면 門戶俗(문호속)하라”는 뒷문장 “時書無敎(시서무교)면 子孫愚(자손우)니라”라는 문장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서 손님은 어떤 손님을 말할까? 그냥 지나가는 손님을 말할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 손님을 그런 손님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손님은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 집안에 학문을 가르칠 만한 스승이 있기에 그 스승에게 한 수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분을 가르키는 것이다. 고귀한 집안에 찾아드는 손님은 할 일이 없어 수다나 떨기 위해 오는 손님이 아니다. 남의 험담이나 하고 시간이나 보내기 위해 오는 손님이 아니다. 없어서 구걸하기 위해 손을 벌리기 위해 오는 손님이 아니다.

손님이 찾아오는 그 집안의 주인은 학문을 연마하여 인격을 잘 다듬어놓으신 분이라 명성이 사방에 퍼져 있었을 것이다. 배움이 없어 어리석은 분이 아니다. 많이 배워 지혜롭고 현명한 분이다. 그러기에 학문도 배우고 고귀한 인품도 닮고 싶어 꼭 만나보고 싶은 분이 기다리고 있는 분이다. 그래서 손님이 많이 찾아오는 것이다.

이렇게 배움의 소망이 가득한 손님이 찾아오지 않으면, 배움의 열정으로 가득찬 손님이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 집은 어떻게 되나 누추해지기가 쉽다. 손님이 자주 찾아오면 언제나 집이 깨끗해진다. 청소를 잘 하고 정리정돈을 잘 할 것 아닌가? 그러니 손님을 대접하는 분은 언제나 바쁘게 움직이게 되고 가정은 언제나 깨끗해지는 것이다.

또 손님이 찾아오는 집안의 어른이 많이 배웠으니, 책을 많이 읽었으니, 많은 것을 알고 있으니 언제나 부러움의 집안이요, 존경의 집안이요, 고상한 집안이 될 수밖에 없다. 저속한 집안이 되지 않는다. 수준이 낮은 집안이 아니다. 저속한 집안이 아니다. 그것의 척도는 오직 배움에 있다. 학문의 연마에 있다. 인격의 닦음에 있다. 품성의 아름다움에 있다. 그러니 언제나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룬다. 언제나 손님이 떠나지 않는다.

이런 집안에 찾아오는 손님을 어떻게 하나? 대접하는 격이 다르다. 적당하게 보내지 않는다. 학문을 채워 보내고, 인격을 다듬어 보내며, 좋은 먹거리로 대접해서 보낸다. 짜증내지 않는다. 박절하지 않는다. 귀찮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보내니 손님들은 만족하며 돌아간다. 다시 오고 싶어한다. 그러니 손님이 끊어지지 않는다. 자식이 많이 배워, 배움에 깊이가 있어, 인품이 고귀하고, 품행이 방정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져 한 수 배우고 싶은 심정으로 많은 분들이 찾아오면 집안이 되면 얼마나 좋겠나?

그런 자식을 원하지 않는 부모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자식이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명심보감 경행록(景行錄)에서는 가르치고 있다. 모두 힘을 내어 내 자식이 어리석은 자식 말고, 현명한 자식, 지혜로운 자식, 학문이 넓은 자식, 인품이 고귀한 자식,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는 자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식이 되도록 배우는 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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