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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더라, -던’과 ‘-든지’


과거 시제 어미와 선택형 어미를 잘못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 깊든 물이 얕아졌다.
○ 그렇게 좋든가?
○ 그 사람 말 잘하든데!
○ 얼마나 놀랐든지 몰라.
   
예문의 ‘-든-’은 모두 잘못된 표현이다. 지난 일을 나타내는 어미는 ‘-더라, -던’으로 적어야 한다. 따라서 위 문장은 모두 ‘깊던 물이 얕아졌다./그렇게 좋던가?/그 사람 말 잘하던데!/얼마나 놀랐던지 몰라.’라고 적는다.

시제(時制)란 말하는이(화자)가 발화시를 기준으로 하여 문장에 표현된 사건의 시간을 지시하는 문법 범주이다. 어미 ‘-더-’는 과거시제 선어말어미다. 이는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 와서 전달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특히 이 어미는 ‘이다’의 어간,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었-’, ‘-겠-’ 뒤에 붙거나, ‘-라’, ‘-냐’, ‘-니’, ‘-구나’, ‘-구려’ 등 일부 어미 앞에 붙는다.(선생님은 기분이 좋으시더라./모임에는 몇 명이나 왔더냐?/아침에 까치가 울더니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그는 식성이 좋아서 앉은자리에서 밥 두 그릇을 먹겠더라.)

어미 ‘-던-’도 주의해야 한다. 이는 앞말이 관형어 구실을 하게하고 어떤 일이 과거에 완료되지 않고 중단되었다는 미완(未完)의 의미를 나타낸다.(이것은 원시인이 사용하였던 돌칼이다./딸 때는 푸르던 토마토도 며칠 후면 붉게 된다./그는 대학을 졸업하던 해에 결혼하였다./경보음이 울리면 달리던 차들도 서야 한다./혼자서도 할 수 있겠던 일을 둘이서 못하겠니?)

‘-든지’는 조사와 어미로도 쓰인다. ‘-든지’는 어느 것이 선택되어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의 일을 나열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쓰인다.(한글 맞춤법 제56항) 이때는 받침 없는 체언이나 부사어, 또는 종결 어미 ‘-다, -ㄴ다, -는다, -라’ 따위의 뒤에 붙는다.(사과든지 배든지 다 좋다./함께든지 혼자서든지 잘 놀면 되었지./걸어서든지 달려서든지 제시간에만 오너라./공부를 잘한다든지 운동을 잘한다든지 무엇이든 하나는 잘해야 한다.)

‘-든지’는 어미로 사용할 때도 있다. 나열된 동작이나 상태,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로 쓴다. 이때는 ‘집에 가든지 학교에 가든지 해라./계속 가든지 여기서 있다가 굶어 죽든지 네가 결정해라.’처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있다.

또 하나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일어나도 뒤 절의 내용이 성립하는데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로 쓴다. ‘노래를 부르든지 춤을 추든지 간에 네 맘대로 해라./싫든지 좋든지 간에 따를 수밖에 없다./무엇을 그리든지 잘만 그려라./어디에 살든지 고향을 잊지는 마라.’

우리말에서 조사와 어미는 혼자 활동하지 못하고 체언이나 어간에 붙어서 더부살이를 한다. 실질적인 의미도 약하다. 하지만 조사와 어미는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고, 그 단어의 특성과 주변 단어들과의 관계를 나타낸다. 특히 한국어는 조사와 어미가 풍부하게 발달해 있다. 조사는 미묘한 의미의 차이를 표시하고, 어미는 문장의 구조를 역동적으로 구성해 나간다. 그것이 하찮은 존재일지라도 잘못 사용하면 엉뚱한 결과를 가져오기 쉽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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