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바야흐로 졸업식의 계절이다. 리포터 재직 학교도 12일 10:00 제1회 졸업식을 거행한다. 문제는 장소다. 운동장에서 하면 그만인데 영하의 날씨, 바람과 눈, 비 등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실내가 좋다. 그런데 강당이 없다. 천상 교실에서 해야 한다.
고민 끝에 나온 것이 인근의 농민회관. 그 곳을 대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안타깝기 그지 없다. 중학생 시절의 모교 추억을 간직해야 하는데 모교가 아닌 곳에서 졸업식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진 속에라도 모교의 모습을 넣게 할 순 없을까?
아이디어는 '포토 존'. 졸업식장 실내에 모교 건물을 배경으로 한 대형 현수막 하나. 그리고 실외에는 3학년 담임과 학창 시절 추억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는 것이다. 물론 졸업 앨범 속에도 사진이 나오지만 졸업을 축하하러 온 가족과 함께 추억 사진을 남겨 주려는 것이다.
학교에서 하는 일, 그냥 관행대로 하면 편하다. 더 이상 생각할 것도 없다. 그러나 발전이 없다. 무성의와 구태의연함 그대로다. 생각을 바꾸어 아이디어를 짜내면 교육공동체가 지금보다는 훨씬 만족하는 일을 창조해 낼 수 있다.
이제 학교장 2년차이지만 톡톡튀는 학교경영 아이디어를 창출해 교육에 접목시키고 있다. 과거 필자의 초·중·고 학창시절의 모습은 잊으려 한다. 현대 감각에 맞고 학생과 학부모의 눈높이를 맞추거나 그들보다 훨씬 앞서 나가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졸업식순도 다른 학교와 다르다. 사회는 재학생이 맡았다. 송사와 답사는 없다. 각종 시상은 하나도 없다. 장학금 수여와 함께 하루 전날 방송 진행으로 모두 전달한다. 축제 형식으로 진행한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축하 공연이 있고 경기예술고와 영복여고의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졸업생 하나하나가 주인공이 되는 졸업생 영상자료가 소개된다. 거기에는 주인공 사진, 가족 사진, 좌우명 등이 소개된다. 학교장과 담임 선생님의 동영상도 상영된다. 학교장의 회고사는 졸업기념 문구용품에 새겨 넣었다. 앨범 속에는 투명 파일을 넣어 졸업장과 학교장 당부의 말을 넣게 하였다.
졸업식장은 비좁지만 그 곳 주차장은 넓다. 하루 전날 기기작동 연습을 해보고 당일 아침에는 예행연습 계획이 잡혀져 있다. 학부모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졸업식장 포토 존까지 생각하는 학교가 있을까? 궁여지책이지만.
학교 행사 성공적으로 치루기, 아이디어를 짜내면 무궁무진하다. 학생들은 거기에서 사회를 배우고 인생을 배운다. 잠재적 교육과정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교육의 중요성, 더 강조해서 무엇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