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에 대한 전산보조원 채용 사업이 정부의 국고 지원 중단으로 차질를 빚게 됐다.
전산보조원 채용 사업은 일선 학교의 전산업무를 보조하고 청년층 실업구제를 목적으로 추진된 사업. 지난해 3637명이 학교에 배치됐으며 국고 200억7000만원이 지원됐다. 하지만 그동안 전산보조원들에 대한 대우와 보수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가운데 이제는 예산마저 전액 삭감돼
대우 문제 해결은커녕 올해는 지방비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돼 일선 학교의 어려움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을 비롯한 16개 시도교육청은 최근 전산보조원 채용을 위한 예산을 확정하고 채용공고를 냈으나 지방비로만 예산을 편성, 학교당 1명의 전산보조원을 1년간 고용하는 비용도 지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전산보조원 채용과 관련 머리를 싸매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국고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올해는 전산보조원을 별도로 채용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학교에 공익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일부 학교에만 공익요원을 배치했었다.
충북도교육청은 채용 인원은 늘었지만 오히려 전산보조원이 근무하는 기간은 줄었다. 지난해보다 110명이나 늘려 229명을 채용하기로 했지만 계약기간은 6개월에 불과하다. 부산시교육청도 556명을 채용하면서 5개월 정도만 비용을 부담하고 경북도 5개월만 고용한다.
충북도교육청 교육정보화과 담당자는 "국고가 중단된 상태에서 예산을 마련하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에 이처럼 결론을 내렸다"며 "6개월이 지난 후 학교가 계속 보조원을 필요로 할 경우 단위학교 자체적으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전산보조원 채용에 올해 13억 1000만원의 예산을 잡았다. 신청을 하지 않은 20개교를 제외한 228개 학교에 보조원을 배치하게 된다. 하지만 교육청에서 전액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도 운영비에서 일부를 부담하게 된다. 교육정보화과 관계자는 "교육청 예산만으로는 모두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도 대응투자를 하도록 했다"며 " 학교급이 큰 곳은 50대 50으로 작은 곳은 교육청이 80, 학교가 20을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250개교에 전산보조원을 채용한다. 예산은 10억원. 지난해 270여개교에 비해 20개교가 줄었다. "전체 학교의 3분의 2정도만 대상이고 예산 부족 때문에 전산보조원에 대한 보수 단가도 낮아졌다"는 것이 정보실업교육과 담당자의 설명이다.
경기도교육청도 지난해보다 규모가 축소됐다. 예산은 10억여원. 이에 따라 경기도는 학교단위가 아닌 지역교육청별로 대략 6명씩 채용해 모집한다. 규모가 작은 곳은 2명, 큰 곳은 7명까지 채용하게 된다. 이들 전산보조원은 학교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콜센터를 통해 학교의 요청을 받고
학교에 1주일간 머무르면서 관련 업무를 처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보수도 지역마다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전산보조원 임금은 공공기관의 일용직 채용기준인 '보통 노임단가'에 준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지역별로 2만4000∼3만3000원으로 차이가 거의 1만원이나 발생하고 있다. 충북은 1일 2만4000원을 지급하며 인천은 2만7900원을 배정하고 있다. 부산도 자격구분없이 일급 2만6889원을 지급한다.
서울은 컴퓨터관련학과 졸업자나 관련 자격증 소지자는 3만3414원, 4년제 대학 졸업자는 2만6889원을 책정했다. 이는 각 시도 교육청이 예산상황을 고려해 자체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으로 전산보조원 처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세워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