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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칭찬 릴레이) 이 선생님을 칭찬합니다!


<별명이 '바른생활 선생님'으로 불리는 서령고의 한철웅 수학 선생님>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칼 매닝거는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소유한 재산보다 바른 삶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칼 매닝거의 말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의 가장 큰 병폐는 물질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란 생각이다.

며칠 전,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이러한 현대인들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도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방송에서는 건널목을 건너던 한 아주머니가, 달리던 택시에 치이면서 현금 700만 원이 함께 쏟아졌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돈만 주워가고 쓰러진 사람은 그대로 내버려두어 결국 그 아주머니가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돈 앞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돈의 위력이 얼마나 강했으면 '돈을 주면 뱃속의 아이도 기어 나온다.'라는 말이 생겼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건 아니지….'란 생각이 퍼뜩 들었다.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의 존엄성까지 훼손하면서 물질을 숭배한다는 사실이다.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느냐'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무리 돈이 귀중하다 한들 사람의 목숨보다 더 귀중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고 덤벼들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 별명이 '바른생활 선생님'으로 불리는 분이 계시다. 50줄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표정은 아직도 천진난만한 소년의 모습 그대로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교정을 한 바퀴 돌며 밤새 아이들이 버린 휴지를 줍고, 열린 창문이 있으면 닫고, 비뚤어진 것이 있으면 바로 세워놓는다. 하루 중 몇 번을 보더라도 밝은 표정으로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또 받으신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선생님의 생활 태도에는 도무지 변화가 없다.

어느 날 필자는 저녁 회식자리에서 우연히 그분의 바로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도대체 어떻게 그처럼 일관된 삶의 자세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까?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비결이 있다면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

내가 이렇게 묻자 그 바른 생활 선생님께서는

"비결이 무에 있겠습니까. 그저 배운 대로 실천할 뿐입니다."

그러면서 당신은 지금 곧 죽어도 후회가 없다고 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생활해왔기 때문이란다.

필자는 선생님의 그 말씀을 들으며 그 선생님의 삶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평소 부와 권력과 명예를 그다지 부러워한 적이 없던 나 또한 그날만은 유일하게 바른 생활 선생님의 삶이 몹시도 부러웠다. 세상 어느 누가 죽음이란 한계 상황 앞에서 그처럼 당당하고 떳떳한 양심을 가질 수 있겠는가. 그것은 그분이 바른 삶을 통해 축적해 놓은 선행과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라 하더라도 선생님께서 저축해놓은 선행과 자신감은 사거나 빼앗을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때때로 스스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기보다는 자신을 잃어버린 채 어떤 큰 흐름에 휩쓸려 가는 듯한 불안감을 느끼는 때가 잦다. 때문에 자칫 잘못해서 주관을 잃게 되면 그만 시류에 종속되어 헤어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흔들리기 쉬운 마음을 오롯이 지켜 명경지수와 같은 심경을 유지한다는 것은 범인들로서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최소한 인간이 돈보다 고귀하다는 사실만이라도 망각하지 않는다면 물질에 먹혀 죽는 불행한 삶은 살지 않으리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끝으로 '사랑은 줄수록 아름답다.'라는 말을 기축년의 희망의 화두로 던지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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