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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학부모도 교육을 잘 알고 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교육활동에 대하여 전문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자신이 가르치는 교과는 물론이고 생활지도나 교육적 성과에 이르기까지 해박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교육활동을 전개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교사들이 교육의 전문가라는 견해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사실 교육은 교사의 역할에 따라 그 목표와 성과가 좌우된다는 점에서 교사의 전문성은 당연하고 또 필요하다.

문제는 교사의 전문성이 학부모의 교육적 관심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 하는 점이다. 학교의 교육활동이 교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다는 사실은 맞지만 그렇다고 과거처럼 폐쇄적이고 일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서 개방의 속도가 빨라지듯이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개별 학교 단위의 교육활동이나 성과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속속 공개되고 있으며, 학부모들 간에도 교육적 관심사에 대한 의사교환이 광범위하고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 전, 잘 아는 지인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모처럼의 만남이었기에 그간의 안부를 묻기도 하고 또 사업이나 직장생활의 애환에 대하여 얘기를 나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대화의 초점은 교육에 맞춰지고 있었다. 대부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기에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대화를 나누면서 놀란 것은 교육과 관련이 없는 사업이나 직장에 다니면서도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교육활동에 대하여 상세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는 필자도 잘 모르고 있는 사실까지 알고 있기도 했다.

대화가 길어지면서 요즘 학부모들이 교육에 대하여 얼마나 관심이 많은 지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함께 대화를 나눈 지인들은 교육에 대한 관심뿐만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단위 학교 차원의 교육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그 대안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그것도 단순한 대안 제시가 아니라 장·단점은 물론이고 영향력까지 고려한다는 점에서 교육 전문가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개방과 소통이라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의 흐름에 교육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교사가 교육 전문가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렇다고 과거처럼 모든 정보를 독점하며 일방적인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학부모들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교육 정보를 접할 수 있고 또 교육활동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나 교육활동 모니터링제도 바로 이와 같은 학부모들의 교육적 관심을 의미하는 것이다.

굳이 학생을 둔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교육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관심사가 된 지 오래다. 어떤 모임에 가더라도 화제의 중심에는 언제나 교육이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겪는 시시콜콜한 얘기에서부터 단위 학교 차원의 교육활동과 나아가서는 국가의 교육 정책에 이르기까지 그 대화의 소재나 범위도 다양하다. 어떤 면에서는 학부모들이 교육활동의 당사자인 교사보다도 더 현실적이고 또 객관적인 시각을 갖춘 부분도 있다.

교사가 교육의 전문가임은 분명하지만 교육활동 전체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힘은 반드시 교사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교사의 교육활동은 ‘나무만 보고 숲은 못 본다’는 속담처럼 한정된 분야에만 국한될 수도 있다. 가끔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교사들도 교육에 대한 시야를 좀 더 넓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소통과 공유의 시대에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독점할 수 없다. 더군다나 교육은 국민적 관심사라는 점에서 이해 당사자인 학부모들의 정보와 식견은 전문가 못지 않다. 중요한 것은 학부모들의 교육적 관심을 단순한 의견 개진 차원이 아니라 전체적인 교육력 향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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