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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입학사정관제, 전문가 양성이 관건이다

2010학년도 입시의 가장 근 관심거리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확대다. 지난해 10여개 남짓한 대학에서 450명 내외를 뽑았으나 올해는 50여개 대학에서 무려 1만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이다. 시행 2년만에 실로 엄청난 증가가 아닐 수 없다. 당초 5,000명 선으로 예상됐던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대폭 확대되자 입시를 목전에 두고 있는 고3 교실에서도 새로운 입시 전략을 마련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라는 용어가 대학입시에서 거론된 것은 2004년이었다. 그 후, 2007년도 입학사정관제 시범 운용을 거쳐 2009학년도 입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였다. 지난해 치른 2009학년도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보면 고려대 42.7대 1, 한양대 52.3대 1, 건국대 73.7대 1 등 경쟁률이 무척 높았다. 소수의 인원을 선발했기 때문에 전형 결과의 공정성에 대한 시비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입학사정관이 어떤 역할을 했고 또 어떤 과정을 거쳐 선발됐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지나친 점수 위주의 경쟁에서 벗어나 학생의 창의력과 잠재 가능성을 중심으로 대학입시가 변화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현 정부에서도 대학입시의 방향을 입학사정관제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도 큰 폭으로 증액하고 있다. 대학입시를 주관하는 대교협에서도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회원 대학들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문제는 교육계에서도 선진화된 입시 전형 방법인 입학사정관제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준비 상태에 비해 도입 규모가 너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 활용에 적극적인 미국의 대학만 하더라도 1920년대에 시작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계량화된 시험점수보다 학생 개인의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선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미국 대학의 입학사정관제를 살펴보면 학생 간 점수 차이가 나더라도 과외활동, 봉사실적, 수상경력, 지역사회 기여도 등에 따라 당락이 바뀔 개연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평가시스템과 이를 운용하는 입학사정관의 전문화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입학사정관의 자질과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창설한 전미입학사정관협회(NACAC)도 도입한 지 72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의 입학사정관은 현직 교수, 입학업무 경험이 풍부한 사람, 퇴임교사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입학사정관이 되기 위하여 각종 연수프로그램을 거쳐 학생 선발은 물론이고 진학지도, 입학 상담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한다. 대학도 입학사정관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다수의 사정관을 고용하여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미국의 주립대는 입학사정관이 평균 50~60명 선이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경우 100명이 넘는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입학사정관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현재 각 대학은 20명 정도의 사정관을 두고 있지만 전임은 4~5명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전문성이 부족한 비전임이다. 외국의 경우 전임 입학사정관의 비율이 9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향후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안착을 위해서는 전임 입학사정관의 비율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 당국에서도 입학사정관제 운영 대학에 예산만 배정하는 식의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입학사정관의 교육을 위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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