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수원에 있는 광교산에 올랐다. 평상 시 즐겨 찾는 산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봄을 찾고 봄을 느끼고 싶었다. 13번 버스 종점에서 내려 법성사 옆길을 따라 헬기장 쪽으로 도로를 따라 오른다.
제일 먼저 반겨 준 것은 웅덩이에 고인 물속에 있는 개구리알과 올챙이. 그 옆에는 도룡뇽알도 보인다. 작년 이 맘 때 바로 이 곳에서 본 것과 같은 장면이다. 그러니까 이 장소는 대대로 내려오는 산란의 중요한 장소인 셈이다. 카메라로 찍으니 하늘과 나무가 얼비친다. 그 사이로 윗부분에는 올챙이가 보인다.
두 번째 반겨준 것은 찔레나무. 새로 나온 순이 파릇파릇하다. 대개 봄꽃은 잎보다 먼저 나오는데 찔레나무는 연하디연한 연두색잎을 내밀어 봄이 왔음을 알려 주고 있다. 이어 계곡 옆에 있는 버들강아지. 꽃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산길로 접어드니 노란꽃나무가 눈에 띈다. 산수유일까? 아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생강나무다. 혹시 생강 냄새가 날까 냄새를 맡아 본다. 좀 더 오르니 길가 옆 제비꽃도 보인다. 개화시기가 아닌 것 같은데 부지런도 하다.
커다란 바위 아래에는 현호색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길가 바위 위 솔이끼는 이 곳이 습기가 많은 지역임을 알려 주고 있다. 나무 등걸에는 이끼가 자라고 있다. 낙엽 쌓인 곳을 헤쳐본다. 숨어서 피는 족도리풀을 찾기 위해서다.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좀더 있어야 하나 보다.
억새밭까지 오른 후 하산이다. 산철쭉과 진달래 숲길을 찾아 내려온다. 철쭉은 아직 제 철이 아니다. 진달래 망울 부푼 것이 보이고 몇 개는 활짝 피었다.
계곡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산행의 땀을 씻어 준다. 우리 도시민에게 가까이 산이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다. 산은 도시민의 행복지수를 높여준다. 산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건강을 다지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광교산에서 봄 찾기, 여러 개 찾았다. 이제 며칠 더 지나면 산은 연초록으로 물들어 봄의 기운이 완연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