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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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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돋구다’와 ‘돋우다’

‘돋구다’와 ‘돋우다’도 헷갈리고 있다. 다음은 모두 잘못 쓰인 예다.

○ 우리의 입맛을 돋굴 수 있는 요리를 개발하여 판매한다.
○ 목청을 돋구어 불러봅니다.
○ 화를 돋구는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대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사이언스 아트는 연구 목적 외에 청소년들에게 호기심을 돋구는 구실을 한다.

밑줄 그은 표현은 모두 잘못된 단어이다. 이는 ‘돋우다’를 써야 한다. ‘돋우다’의 의미를 정확히 알기 위해 사전을 검색하면,

1. 위로 끌어 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
- 호롱불의 심지를 돋우다./동생은 발끝을 돋우어 창밖을 내다보았다.
2. 밑을 괴거나 쌓아 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
- 벽돌을 돋우다./친구는 방석을 여러 장 겹쳐 자리를 돋운 다음 그 위에 앉았다.
3. ‘돋다’의 사동사.
- 신바람을 돋우다./신명을 돋우다./화를 돋우다./호기심을 돋우다./신경을 돋우다./노인네들의 그 노래도 한탄도 아닌 흥얼거림처럼, 혹은 그 느릿느릿 젖어 드는 필생의 슬픔처럼 취흥을 돋울 만한 소리는 아니었다.(이청준의 ‘이어도’)
4. 정도를 더 높이다.
- 목청을 돋우다./나무 사이로 세차게 흐르는 달빛이 더욱 적막을 돋우었다.(정비석, ‘성황당’)
5. ‘돋다’의 사동사.
- 싱그러운 봄나물이 입맛을 돋우었다.
6. 가래를 목구멍에서 떨어져 나오게 하다.

일반적으로 ‘입맛을 돋굴 수 있는 요리/목청을 돋구어/화를 돋구는/호기심을 돋구는’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여기서는 모두 ‘돋울 수 있는/돋우어/돋우는/돋우는’으로 바꿔 써야 한다.

‘돋구다’와 ‘돋우다’는 각기 뜻이 다른 말이다. ‘돋구다’는 ‘더 높게 하다. 강하게 하다.’라는 뜻이다. 주로 ‘안경의 도수 따위를 더 높게 하다.’라는 의미로 쓴다. ‘돋보기의 도수를 더 돋구어야 하겠다.’와 같이 쓰는 말이다.

‘북돋우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북돋우다’는 ‘북’에 ‘돋우다’가 결합된 말이다. ‘북’은 ‘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이라는 뜻이 있다. 그 예로 ‘옥분이는 마늘 포기에 북을 돋우며 호미질로 잡초를 뽑아 나가고 있었다.(김원일, ‘불의 제전’)/큰 구멍을 파려면 자리를 넓게 잡아야 하고 그 나무를 가꾸자면 북을 높게 돋우어야 한다.(이병주, ‘지리산’)’라고 쓴다.

따라서 ‘북’에 ‘돋우다’를 합친 ‘북돋우다’는 ‘흙을 긁어모아 식물이 잘 자라게 만들어준다.’는 뜻이 있다. 여기서 뜻이 바뀌어 지금은 ‘기운이나 정신 따위를 더욱 높여 주다.’는 뜻으로 쓰인다. ‘사기를 북돋우다./애국심을 북돋우다./피로에 지친 기력을 북돋워 주려고 쉴 곳을 마련해 주었다./자기를 형님처럼 따르는 아이들의 용기를 북돋우기 위하여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정수의 비명이 울화를 더 북돋운 것인 듯….(안수길, ‘북간도’)’라고 사용한다. ‘북돋우다’는 ‘북돋다’라고 줄여 쓰기도 한다. ‘생기를 북돋다./관심을 북돋다./흥을 북돋다./의지를 북돋아 주다./용기를 북돋아 주다./하대치는 염상진의 마음을 북돋는 기분으로 짱짱한 어조로 말했다.(조정래의 ‘태백산맥’)/그것은 이십만 동학군의 사기를 북돋기에 알맞은 사건이었다.(유주현의 ‘대한 제국’)’

‘북’이라는 단어에서 확장된 ‘북주다’라는 말도 쓴다. 이 뜻은 ‘흙을 긁어 올리어 식물의 뿌리를 덮어 주다.(국어대사전, 민중서림, 이희승)’라고 풀이하거나, ‘흙으로 식물의 뿌리를 덮어 주다.(우리말 큰사전, 어문각, 한글학회)’라고 한다. 또 ‘우리말 큰사전’에서는 ‘북주기(그루에 흙을 두두룩하게 덮어 주는 일)’라는 명사도 실었다. 이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그런데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북’은 있지만, ‘북주다’나 ‘북주기’라는 단어가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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