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전’, ‘환경 보존’, ‘환경보호’는 의미가 다르다. 따라서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먼저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보존(保存)’
잘 보호하고 간수하여 남김.
- 보존 창고/유물 보존/영토 보존/종족 보존/공문서 보존 기간/우리 문화의 보존에 힘쓰다.
- 역사적 유물의 원형이 보존되다.
- 범행 현장은 수사관들이 도착할 때까지 잘 보존되어 있었다.
- 문화재 대부분은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보전(保全)’온전하게 보호하여 유지함.
- 생태계 보전/보전에 힘쓰다./어떻게 하든 명 보전을 하여 가문의 대를 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박경리, ‘토지’)
- 잘 보전된 생태계/문화 유적이 잘 보전되다./이 투쟁에 승리하여야만 우리 조국의 주권과 국토는 방어될 것이며, 우리 민족의 생명은 보전될 것이다.(이병주, ‘지리산’)
‘보호(保護)’
1. 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
- 보호를 받다./중소기업의 보호가 시급하다./나이 어린 노동자들이 경제적으로 착취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 대책이 새로이 마련되어야 한다.
2. 잘 지켜 원래대로 보존되게 함.
- 민족 유산의 보호/문화재 보호.
‘보존’, ‘보전’, ‘보호’는 의미 차이가 크게 없다. 굳이 차이를 말한다면, ‘보존’은 구체적인 대상을 오래 보호하여 사라지지 않게 함을 뜻한다. 이때는 대상의 원형을 상하지 않도록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전’은 대상을 처음 상태 그대로 온전하게 보호,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보호’는 잘 지켜 원래대로 보존되게 한다는 뜻에서 보듯 ‘보존’에 의미가 가깝다.
이를 근거로 ‘환경 보존(保存)’과 ‘환경 보전(保全)’도 구분해 본다. ‘환경 보존(保存)’은 원상태의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용은 물론 인위적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습지나 원시림은 보존해야 한다. 또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남아메리카 아마존 강 유역의 열대우림도 사람이 전혀 손을 대지 않도록 보존하는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이와 달리 ‘환경 보전(保全)’은 다소 변형이 된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단순한 환경오염의 제거보다 바람직한 환경 개선을 하는 환경 운동을 말한다. 하천에 물고기가 다니는 길을 설치하고, 강 주변에 인공 섬을 만들어 새들의 서식 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다. 또, 야생 동물이 지나는 생태 통로(生態通路, Eco-corridor)를 만드는 것도 환경 보전 사업의 대표적 사례다.
‘환경 보존’은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여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줄 수 있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환경 보전’은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 좀 더 나은 상태로 물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 환경을 개발은 하되 개발을 최소화하고, 녹지 구간 등을 늘려 개발한 구역에 대해서 환경적인 부하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인위적으로 가꾸는 활동을 한다.
‘환경보호’는 자연 환경의 오염을 막고, 쾌적한 생활 유지를 위해 환경을 잘 가꾸고 깨끗이 보호하는 포괄적인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환경 보존’이나 ‘환경 보전’은 ‘환경보호’의 일환이다.
환경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으로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생활환경까지 포함한다. 환경은 그대로 정지 상태에서 있을 수 없는 숨 쉬는 공간이다. 그렇다면 현대의 도시 관리는 ‘환경 보존’보다는 ‘환경 보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원래 자연의 모습에서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오염됐으니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훼손되고 오염된 곳을 정비하고 추가적인 문제를 막기 위한 관리와 노력을 벌이는 환경 보전의 개념이 적합한 것이다.
헌법 제35조에도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할 일은 환경을 보전하는 일이다. 참고로 ‘환경보호’는 사전에 표제어로 올라 있다. 그래서 붙여 쓴다. 그러나 ‘환경 보존’이나 ‘환경 보전’은 사전에 없는 단어다. 따라서 뛰어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