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중·고생 등 네티즌 1만 2000여명으로 구성된 사이버민간외교사절단 '반크'(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 www.prkorea.com)가 세계 각급 학교에 일본해 대신 '동해'(East Sea)가 표기된 세계지도를 보낸다. 또 올 3월 1일을 기해 세계 300대 교과서 업체에 동해 표기를 권유하는 친선메일을 보내는 등 교과서 시정운동에도 돌입한다.
박기태 반크 기획단장은 "일본 외무성이 지난해 세계 60개국에서 사용중인 392개의 세계지도를 조사한 결과 97.2퍼센트가 일본해로 표기된 반면 동해 표기 지도는 단 한 개도 없었다"며 "한국 관련 오류시정 사업의 일환으로 동해 지도를 제작해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제작된 동해 표기 세계지도는 모두 200부로, 올 3월 미국 힐사이드 초등교, 레이크우드 중학교, 일본 이시야쿠시 고교 등 반크와 교류 중인 70여 학교와 각국 대학 한인학생회에 보내질 예정이다. 웹진부 임현숙 책임연구원은 "이들 학교에서는 이 지도를 수업시간에 활용할 뜻을 전해왔다"며 "앞으로 시민들의 동참을 끌어내 1만부의 지도를 제작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99년 국제문화교류와 한국 바로 알리기 활동을 위해 조직된 반크는 그간 미국, 일본 등 각국의 초중고교와 학급간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현재 44개 학급 1700여명이 참여, 월별 활동주제에 따라 1년간 교류)하면서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홍보 및 오류시정 사업도 함께 펼쳐왔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동해 문제다.
사이버외교사절단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이들은 전 세계 주요 출판사, 지도제작사, 여행사의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e메일을 보내 동해 표기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시정을 요구해 왔다.
박 기획단장은 "유명한 해외 인터넷 사이트는 모두 일본해를 쓰고 한국을 중국의 속국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를 계속 복제해 오류가 퍼지는 속도가 문서보다 100배는 빠르다는 게 심각하다"며 "전 회원이 해외 웹사이트에서 오류를 찾아 바로잡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반크의 노력으로 현재는 많은 지도출판사와 주요 웹사이트들이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있다. 각국의 관공소, 교육기관 및 유명 포털사이트에 지도를 제공하는 미국 최대 지도출판사 그래픽맵스가 반크의 주장에 따라 동해를 병기하고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 그린피스 등이 발행하는 지도에도 동해가 표기됐다. 또 2000년 8월에는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에 항의 메일을 보내 지도에 일본해로만 표기된 데 대한 사과와 병기 약속을 받아냈다.
이밖에도 반크 회원들은 지난해에만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왜곡 기술한 사이트 1000개를 발견해 항의메일을 보내고 100개 사이트가 이를 고치도록 만들었다. 이 같은 공로로 반크는 지난해 대통령 표장을 받았다.
반크는 3월 1일부터 해외 300대 교과서 업체와 집필자를 상대로 우리 문화·역사에 대한 기술을 바로잡는 '교과서 시정운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올 여름 교과서 개편에 들어가는 미국을 위시해 아시아, 유럽의 교과서 업체에 일본해 표기 등 기술적 오류를 알리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보내줄 계획이다.
박 기획단장은 "국가 홍보와 오류 시정은 일 이년에 될 일이 아니다"며 "정부와 민간단체가 합심해 십 년 이십년 후를 내다보며 꾸준히 한국바로알리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반크는 현 회원은 물론 매달 수 백 명씩 늘어나는 회원들을 모두 '사이버외교관'으로 양성해 국제학급 교류, 오류시정, 국제협력사업 등 8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입을 신청하는 학생·성인은 한 달간 해외채팅, 인터넷 펜팔, 해외정보 수집하기, 한국홍보자료 모으기, 오류 발견·시정하기 등 12개 활동사항에 대해 사이버 교육을 이수하면서 최소한 5명의 외국인과 교류 실적을 가져야 비로소 회원이 된다. 현재 반크 회원의 70%는 초·중·고 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