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헌문편 헌문편(憲問篇)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愛之란 能勿勞乎아 忠焉이란 能勿誨乎아.(애지란 능물로호아 충언이란 능물회호아)” 이 말의 뜻은 ‘사랑한다고 근로시키지 않을 수 있으며 충성을 다한다고 깨우쳐 주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공자께서 하신 말씀이다.
이 말의 뜻을 좀 더 깊이 알려고 하려면 우선 이 문장이 어떻게 짜여져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문장은 전반부와 후반부가 대구로 이루어져 있다. 愛之(애지)가忠焉(충언)과 짝을 이루며 能勿勞乎(능물로호)가 能勿誨乎(능물회오)와 짝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愛之의 之와 忠焉의 焉은 같은 문장성분과 뜻을 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之와 焉을 대명사로 보고 해석을 하면 이렇게 된다. 여기서 之는 ‘그를, 자식을, 아들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乎는 반문의 뜻으로 해석하면 된다. 그러면 이렇게 해석이 되어진다. ‘아들을 사랑하면 능히 수고롭게 하지 말 것인가?.’
이 말은 아들을 사랑한다고 해서 어떻게 힘든 일을 시키지 않을 것인가?라는 뜻이 된다. 그렇다 아들을, 자식을 사랑한다고 해서 힘든 일을 시키지 않고 고생을 시키지 않고 수고를 하지 않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공자께서 자식이든 아들이든 누구든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장래를 위해 힘든 일을 하게 하고 수고를 아끼지 않게 하며 고생을 하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내가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그의 장래를 생각하여 힘든 일을 더 시켜야지 편안한 일만 하도록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특히 10대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은 내 자식을 사랑할수록 더욱 힘들지만 공부하게 해야 하고 더 많은 땀을 흘리도록 해야 하며 더 많은 고생을 하도록 해야 한다. 장래의 위해 수고로움을 체험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사랑한다고, 아들이 하나밖에 없다고, 자식이 하나밖에 없다고 하면서 힘든 일을 시키지 않고 땀을 흘리지 않게 하고 수고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진정 이들을 사랑한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의 장래를 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선생님들도 진정 나에게 맡겨진 학생들을 내 자식 이상으로, 내 형제자매 이상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더욱 공부를 시켜야 한다. 공부를 위해 땀을 흘리게 하고 수고를 하게 하고 힘든 길이지만 피하게 해서는 안 된다.
후반부의 이렇게 해석을 해 볼 수 있다. ‘자식을 믿을 만하면 그 잘못을 간하지 말 것인가’.忠焉은 신하가 충성하면으로 일반적으로 해석을 하고 있지만 ‘자식을 믿을 만하면, 자식의 성실을 알고 있다면, 자식이 부모에게 최선을 다하면, 자식이 어디를 가든지 든든하다고 생각하면으로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식이 아무리 믿을 만하고 집에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밖에서는 자기의 할 일을 다하며 학교에서는 근면성실하게 모든 이에게 모범을 보이는 이라 할지라도 그 잘못이 보이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그 잘못을 가르쳐야(誨) 한다고 하신 것이다. 자식이 믿을 만하고 모든 일에 성실히 잘 한다고 완벽한 것은 아닌 것이다. 부모의 눈에 바르지 못한 것이 보일 수가 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눈에 거슬리는 것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주마가편식으로 그를 더욱 사람답게 자라게 하도록 그때그때 잘못을 지적하고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깨우쳐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빨리 고쳐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더욱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