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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과 제자와의 아름다운 관계

논어 선진편에 스승과 제자 사이의 아름다운 대화의 장면이 나온다. 그것도 스승이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을 때였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요, 임금과 신하의 관계이다. 혈통을 이어받은 자식이 부모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마음이 어떠하겠는가? 그와 같이 제자도 스승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리라.

이러한 마음이 옛 스승과 제자의 관계이다. 지금도 선생님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옛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을 지금도 많이 있을 것이다. 비록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분명히 그러하리라 본다. 반면에 선생님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뿐 아니라 그러하지 않을 때도 선생님과 제자와의 아름답지 못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도 보게 된다.

옛날 사람이나 지금 사람이나 사람은 똑같다. 자녀가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 제자가 스승을 생각하는 마음은 모두가 똑같다. 그러기에 선생님에 대한 관계가 매끄러워야 한다. 선생님은 제자들만 믿고서도 마음이 든든하도록 해야 한다.

배우는 이는 선생님을 부모님처럼 모셔야 한다. 그것도 특히 어려울 때 그러한 것이다.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선생님을 편하게 잘 모셔야 한다. 선생님을 기쁘게 해 드려야 한다. 선생님이 어려운 궁지에 몰려 있으면 용기 있는 제자가 앞서서 선생님의 방패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면 선생님이 얼마나 힘이 나겠는가?

제자가 선생님에게 따뜻한 사랑의 말을 한다면 선생님은 얼마나 기뻐하겠는가? 제자가 선생님에게 믿음의 말을 할 때 선생님은 신이 날 것 아니겠는가? 제자가 선생님에게 신뢰를 보낼 때 선생님은 제자를 더욱 사랑하지 않겠는가? 제자가 선생님에게 존경을 보낼 때 선생님은 보람을 느끼지 않겠는가?

공자와 제자인 안회와의 관계에서 사제지간의 사랑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공자께서 匡(광) 지역에서 어려움을 당하셨다. 여기에서 어떤 봉변을 당할지도 모르는 때다. 그 때 안회라는 제자는 선생님을 곁에서 잘 모시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음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안연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지만 일행보다 뒤처져 있었다. 생사를 알 수 정도가 되었다. 혹시 죽지나 않았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다행히 뒤늦게 일행과 합류하게 되었다. 그 때 공자께서는 “나는 너가 죽은 줄 알았다”고 했을 때 안회는 이렇게 말하였다. “子在(자재)어시니 回何敢死(회하감사)리잇고”하였다. 스승님께서 계신데, 어찌 감히 죽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신 것이다.

子는 스승이란 뜻이다. 여기서 공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在는 살아계신다는 뜻이다. 回는 안회를 가리키고 何敢(하감)은 ‘어찌 ~하겠는가’라는 뜻이다. 선생님께서 살아계신데 제자인 제가 어찌 감히 죽을 수가 있겠습니까?

‘제자가 스승보다 먼저 죽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제자가 먼저 선생님의 가실 때까지 잘 보살펴 드려야하지 않겠습니까?’라는 뜻이 들어 있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어려운 일에 처해 있는데 어찌 감히 선생님의 어려움을 마다하고 먼저 떠나겠습니까?’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 선생님의 그 제자였다. 제자가 혹시 죽지 않았나? 걱정하는 스승의 마음과 선생님를 끝까지 잘 모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다짐하는 제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선생님께서 힘들어할 때 선생님의 보호역할을 하고 싶어하는 제자, 제자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내 자식처럼 사랑하는 스승, 이런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을 우리는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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