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굉장히 달다. 껍질이 얇아 껍질째 먹어도 되겠다."
"여보, 포도가 입에서 살살 녹네!"
우리 부부가 수원포도를 맛보고 나서 말한 포도에 대한 품평이다. 수원포도, 정확히 말하면 효원포도다. 얼마전 수원 구운동 수원농협유통센터에 뒤에 있는 비가림 포도밭을 갔었다. 그 곳에서 포도를 맛보았는데 이건 보통 포도맛이 아니다. 요즘 하는 말로 끝내준다.
지금까지 필자는 포도하면 대부포도, 송산포도, 서신포도를 생각하였다. 안산에서 4년 넘게 근무하는 동안 대부포도를 으뜸으로 여겼었다. 그 맛과 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 효원포도 맛을 보니 그게 아니다. 대부포도를 구태어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5kg 박스를 살펴보니 포도품종이 캠벨어리, 생산자는 효원포도작목반. 수원시 특산품이라고 적혀 있다. 포도송이를 싼 흰봉투에는 '한송이 더 먹고 싶은 효원포도'라고 적혀 있다. 포도밭에서 직접 운송되어서 그런지 터진 포도알이 하나도 없고 신선하기만 하다.
수확시기도 맞았는지 포도씨가 알맞게 익었다. 너무 익으면 씨앗이 거칠기 때문이다. 아내는 씨를 발라내지 않고 씨앗째 먹는다. 비가림 포도라서 봉투를 비롯해 포도송이 자체가 깨끗하다. 씻지 않고 그냥 먹어도 될 정도이다. 이런 포도를 수원 사람인 내가 왜 몰랐을까?
가격도 저렴하다. 5kg 한 박스에 18,000원, 10kg은 35,000원이다. 대형마트 전단지에 나온 포도 가격을 보니 2kg/박스 8,900원이다. 효원포도가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이야기다.
필자가 방문한 포도밭은 단골들이 직접 찾아오는데 포도밭 아래에서 시골의 정취를 즐기며 고기도 구워먹고 후식으로 포도를 즐긴다. 2층 원두막에서는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차 한 잔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수원의 도심 변두리에 이런 한적한 곳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9월, 바야흐로 포도의 계절이다. 주말 나들이로 서수원 일대의 포도밭 방문을 권하고 싶다. 효원포도의 진수를 즐길 좋은 기회다. 신선한 포도가 방문객을 다시 찾게 만들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