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식사 후 우리 학교 앞에 있는 세월교를 건너 천변둑을 거닌다. 산책을 하는 것이다. 서호천을 벗삼아 운동도 할 겸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것이다.
서호천, 2년전 부임 당시보다 많이 오염됐다. 그 당시에는 그물로 고기를 잡는 사람도 보았다. 그런데 요즘 그런 사람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염된 물고기 잡아 보았자 쓸 데가 없다.
둑길을 거니는데 서호천 물살이 약한 곳에서 움직임 하나가 포착된다. 물고기의 움직임이다. 농대교를 돌아 서호천으로 내려갔다. 잉어다. 팔뚝만한 잉어다. 길이로 재면 한 40센티미터 정도다.
서호천에 팔뚝만한 잉어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더 큰 놀라움은 이런 잉어가 현재의 서호천에서는 살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수심이 앝아 헤엄칠 수가 없다. 물고기는 물 속에서 살아야 하는데 헤엄치기는 커녕 옆으로 누워 몸의 반 정도를 물위로 내밀고 있다. 저러다가 죽는 것이 아닐까?
서호천이 왜 이런 열악한 환경이 됐을까? 짐작컨대 지난 여름 물난리가 났을 때 상류에서 흙과 자갈이 떠내려 와서 하천 바닥을 높여 놓았다. 하천 바닥 중간중간에 섬들이 생겼다. 커다란 돌들이 하천 중간에 놓여져 있다. 물줄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 수원시 행정의 세심함이 아쉽기만 하다. 지난 번 홍수로 눈에 보기 흉한 것만 대강 치웠지 하천의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는 조치까지는 취하지 않았다.
담당 부서에서 하천을 주기적으로 돌아봤으면 한다. 실제로 현장을 답사해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면 장마 후 몇 달이 지났는데 지금 처럼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서호천에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시민들은 그 물고기 유영 모습을 보면서 잠시 세상 번뇌를 잊고...이게 바로 해피 수원이 아니던가?
지방자치단체인 수원시 행정의 능동적인 움직임을 촉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