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제 대학과 2·3년제 대학에 이색학과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서 조사한 ‘전문대 신설 예정학과 중 이색학과 현황’을 보면 최근 5년 사이 해마다 많게는 20여개, 적게는 8개의 새로운 학과가 나오고 있다.
이색학과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4년제 대학의 이색학과로는 교정학과·노인복지학과·로봇시스템공학과·바둑학과·벤처창업학과·지리정보공학과·직업재활학과·스포츠마케팅학과·문헌정보교육과 등을 들 수 있다.
2·3년제 대학에는 경호행정학과·지적과·보석감정과·신발공학과·방송기술과·치기공과·컴퓨터게임과·전통복식과·응급구조과·장례지도과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풍수지리학과·에너지과학과·레저스포츠학과·법무특허학과·순결가정문화학과·국방공무원학과·조형학과·해양경영학과·다이어트학과·호텔경영학과·시계쥬얼리학과·e스포츠게임과·호텔조리김치발효학과·놀이치료학과·표면장식디자인학과 등도 있다.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사이버대학에도 이색학과가 많이 설치돼 있다.
최근 이색학과가 많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이색학과들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트렌드를 발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이색학과는 사회 변화에 맞춰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의미다. 둘째, 더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인력을 요구하는 현대사회에선 전문성이 중요하며 이를 위한 이색학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색학과는 기존의 학과들이 다루지 못하는 틈새영역에 대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이색학과는 일반학과에 비해 비교적 취업률이 높을 것으로 흔히들 예상하고 있다. 이색학과가 전국에 몇 군데밖에 설치되지 않았으니 졸업생 수도 적으며 취업 시장에서 희소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존재한다. 그 결과 수험생들과 학부모에게는 이색학과가 새롭게 느껴지고 특화된 공부를 할 수 있고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색학과가 가지는 한계도 있다. 이색학과는 사회 흐름에 따라 생겨나고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어느 대학에서 신입생을 모집하다가 적정 인원이 지원하지 않자 학과가 없어진 적도 있다. 특히 최근에 생겨난 이색학과의 경우는 취업현황 등에 관한 구체적인 데이터 자료가 부족해 학생들이 잘 알지도 못한 채 진학할 가능성도 높다.
이로 인해 이색학과를 졸업하고도 취업폭이 너무 좁거나 직업 생활에서 다른 분야로 진출할 때 불리할 수 있다. 따라서 이색학과의 새로움과 단기적으로 취업률이 높으리라는 기대만을 고려하기보다는 자신의 적성·흥미, 관련 분야의 성장 가능성 등을 따져 이색학과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지금 당장은 이색학과가 인기도 있고 유행을 타지만 그 인기나 유행이 언제까지 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의미다.
이색학과에 대한 사전정보 획득도 필수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사이트 ‘KNOW’(
http://know.work.go.kr)에서 ‘e-book 보기’를 클릭하면 나오는 ‘톡톡튀는 이색학과, 눈길끄는 이색 직업’이라는 자료에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매년 신설되는 학과 정보는 한국교육개발원의 교육통계서비스(std.kedi.re.kr)와 전문대교협 인터넷 홈페이지(www.kcce.or.kr) 등에서 알 수 있다.
이색학과에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도 있고 그렇지 않은 면도 있다. 수험생들은 지금 당장의 인기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지, 학과의 교육과정이나 전망은 어떤지 등을 꼼꼼히 살펴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