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인 학교에는 여선생님이 많다. 본 리포터가 재직하는 학교에도 많은 여교사가 근무중이다. 그래서 미혼 여교사에게 <여자의 인생은 결혼으로 완성된다>의 일독을 권한다. 결혼준비 지침서(?)의 저자는 젊은 방송작가 남인숙. 당돌하리만큼 확실히 짚어주는 이 책의 본문에서 저자는 인생의 2/3 이상을 차지하는 결혼생활에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당장 관심 가져야 할 일은 결혼할 남자나 혼수, 신혼생활뿐이 아니라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 아래의 제목들이 흥미롭다.
삶의 자세, 사랑과 결혼, 자기관리, 부부관계, 일과 미래, 인간관계 이런 6가지 주제를 가지고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여자는 망하고, 계획하는 여자는 흥한다/ 이 남자와 결혼해도 될까요?/ 결혼 36개월의 승부, 미리 알면 천국이다/ TV보다 쉬운 남편 사용법/ 남편은 미래를 공유하라고 있는 존재다/ 스스로를 신입사원이라고 생각하라/ 라는 제목들로 되어 있다. 널리 알려진 적절한 명언, 결혼에 얽힌 다양한 일화와 친구 지인들에게서 보고 들은 결혼 성공/실패담, 자신의 경험들을 섞어가며 단호하고 진지하게 때로는 친절하고 자상하게 우리 시대 젊은 여성들의 멘토 역할을 더 이상 잘해낼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행복한 결혼이 곧 인생의 행복이며 그 행복은 바로 노력에 있다고 한다. 심리학의 ‘미켈란젤로 효과’라는 말이 있는데, 조각가가 대리석 안에서 이상형을 찾듯 부부나 연인이 서로를 독려해서 상대방을 자신의 이상적인 모델에 가깝게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긍정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꾸준히 노력하여 결국 믿었던 대로 실현되었다면 아름답고 위대한 착각이 배우자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말, 읽고 나서도 적절한 표현으로 남는다.
책 속에는 꼭 기억해 두고 싶은 내용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 중에서 굳이 한 두 문장을 고르라면 "결혼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다른 누구도 아닌 나를 응원할 수 있는 집단에 소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가정은 험난한 에베레스트의 정상을 공격하다 쉬어갈 수 있는 베이스캠프다." 정도라고 생각한다.
결혼은 직장이다/ 직장인처럼 기획하고, 영업하고, 정치하라/ 결혼해서 살게 될 모습을 미리 설계하라/ 내 강점에 대한 절대적인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라/ 세상엔 남자가 많지만 남자가 없다/ 사람을 풀어서라도 알아볼 만큼 알아보라/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은 열 번 다시 생각해보라/ 가는 길이 같아도 지향점이 다르면 동지가 될 수 없다/ 취미에 몰입하는 사람은 좋은 남편감이 아니다/ 결혼, 누구와 했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성격차, 초기에 조율 못하면 평생 후회한다/ 불행은 여자를 살찌게 한다/ 절대로 가면을 벗지 마라/ 대화, 때려서라도 가르치라/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목성에서 온 시어머니/…
위에서 든 여러 가지 이야기 속에는 IT 업계에 종사하며 날이 갈수록 결혼할 생각이 사라져가는 A, 가정적인 남편과 함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두 딸을 가진 주부 H, 시어머니 때문에 결혼 6개월 만에 남편과 대판 싸운 D, 결혼하고서야 남편이 밖으로만 도는 성격이라는 걸 알게 된 B, 혼수는 모두 필요 없다는 시부모 잘 만나 시집간 Y… 환경과 삶의 방식이 다른 결혼한 여자를 수없이 많이 만날 수 있다.
조물주가 만약 어리석은 인간을 위해 결혼 전 아내와 남편을 다루는 사용설명서를 선물해 준다면 아마 남편이 받는 <아내사용법>은 브리태니커 백과의 분량으로도 모자랄 것이나, 아내가 받는 <남편사용법>은 TV설명서 정도면 충분하다는 작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미혼 남자들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닌가? 삶의 모든 노력들이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결혼은 충분히 노력할만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결혼만 하면 무조건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 사람이나, 결혼은 무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모두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단다. 평생의 절대 아군이자 사회적 성공까지 모두 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결혼이니 미혼 남녀들이여! 서둘러 준비하고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또 다른 돌파구를 마련하려면 미리 이 책을 읽고 결혼준비에 돌입하시기 바란다.
저자 남인숙/ 출판사 시작(*웅진씽크빅 단행본개발본부)/ 초판 2009. 11. 30/ 분량 3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