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도 사회 변화의 바람이 불면서 제한적이긴 하지만 반체제 청소년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사회통제기능의 약화로 청소년비행이 심각한 수준으로 웃돌고 있어 북한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북한 청소년들의 일탈 성향은 향후 남북한의 사회통합과정에서 심각한 갈등·장애적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많아 국·내외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의 길은배 연구위원은 '사회문화 변동에 따른 북한 청소년의 변화전망과 대책연구'(2002. 12)에서 이런 내용들을 소개했다.
길 연구원은 북한 체제에 대해 도전전인 태도를 보이는 그룹은 해외 유학 경험을 가진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공기관에 대한 신뢰 붕괴와 교육 붕괴로 인해 청소년들의 혁명 성향은 두드러지게 약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청소년의 도덕관과 윤리관도 해이해져 북한 언론들은 '자본주의적 날나리풍'에 감염된 청소년들의 비행을 자주 보도하고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청소년들의 집단 패싸움과 금전갈취는 빈번한 수준이며, 기성 폭력배들이 세력확장을 위해 고등중학교 학생들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여기에 가담한 학생들은 조직원 상호간의 우정을 나누고 결속을 다지는 차원에서 수시로 패싸움을 벌인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는 "'60이 동창'이라는 말이 북한의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연장자에게 반말을 하거나 담뱃불을 요구하는 것은 예사"라고 밝혔다.
심화되는 청소년의 일탈행위에 대해 북한 지도부는 '사상투쟁회의'를 통해 교양을 선도하고있지만, 경제난으로 공교육마저 붕괴돼 효율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북한 청소년의 이런 변화는 가중되는 경제난에 따른 사회 통제기능의 약화, 중국과 서구로부터 유입되는 서방자본주의의 문화적 침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청소년들은 이미 남한사회의 및 서방세계의 대중문화를 상당부분 수용하고 있으며 북한의 문화를 진부하다고 거부하는 경향도 많다고 한다. 지난해 김정일 생일을 계기로 평양의 대형 음식점에 노래방 기계가 설치되면서 남한의 대중가요들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고, 청소년들 사이에는 남한과 일본의 음악테이프가 인기리에 암거래 되고 있다고 한다.
길 연구위원은 북한 청소년의 변화과정을 직·간접적으로 유도·지원하여 향후 남북한 통합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최소화하고 순기능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적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북한 청소년들의 위기 상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유엔 차원의 청소년인권보장 메카니즘을 작동시켜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