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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어부들의 교육적 가르침

엊그제 저녁식사를 하면서 잠시 TV를 본 적이 있다. 제주도에서 어부들이 자리돔 잡는 모습을 봤다. 봄에는 자리돔이 많이 잡힌다고 한다. 왜 자리돔이냐 하면 항상 그 자리에서만 자리돔이 잡히게 되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자림돔을 잡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자리돔이 있는 곳으로 배를 타고 나가서 자리돔이 나타날 때까지 한참 기다리고 있다가 자리돔이 나타나니 그물을 치기 시작했다. 선장이 타고 있는 배 오른쪽에 두 작은 배가 보였다. 선장의 명(命)이 떨어지니 아주 빠르게 그물을 쳤다. 큰 배의 앞뒤와 작은 두 배가 사각형의 영역을 형성해서 그물을 함께 내렸다. 그리고는 큰 배로 함께 끌어올리는데 엄청 많은 자리돔이 잡혔다.

교육을 하는 필자의 뇌리에 여러 가지가 스쳐 지나갔다.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 가장 먼저 교육은 협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장이 그물을 바다로 던지라고 명을 내렸을 때 한 사람도 노는 자가 없었다. 물끄러미 구경하는 자도 없었다. 방관자도 없었다. 아무도 비판하는 자도 없었다.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자도 없었다. 모두가 말없이 행동으로 움직였다. 모두가 협력자였다. 자기의 위치에서 바쁘게 그물을 내렸다. 모두가 그러했다. 그랬더니 기대했던 고기가 엄청 많이 잡힌 것이다.

학교에서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교직원들이 하나가 되어야 하고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소기의 목표달성을 할 수 있다. 모든 분이 자기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 좋은 성과를 거둘 수가 있다.

또 하나는 교육은 질서라는 생각이다. 만약 누구 한 사람이라도 선장의 자리에 서려고 했다면 때에 맞춰 나타난 고기를 잡지 못했을 것 아닌가? 누구 한 사람이라도 자기의 자리를 이탈했다면 사각형의 모양의 그물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고 고기도 잡아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교육에도 질서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교장은 교장의 자리를 지켜야 하고, 교감은 교감의 자리를 지켜야 하며, 부장선생님은 부장선생님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여러 선생님은 여러 선생님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빛이 난다. 교육 효과의 극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교육은 신속함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해야 할 일을 앞두고 미뤄서는 안 된다. 어부들이 자리돔이 나타났는데 빠른 행동을 취하지 않고 느슨하게 행동을 취했다면 고기를 다 놓치고 말았을 것 아닌가? 고기를 잡고 나서 작은 배들은 함께 큰 배와 동행하지 않고 아주 빠르게 먼저 잡은 고기를 판매장으로 옮겼다. 신선한 고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학교 업무에 있어서도 해야 할 일을 미루는 것보다 힘이 들더라도 그때 그때 빨리 신속하게 처리하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을 미루고 나면 더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다른 할 일과 겹쳐 더 힘들게 된다. 어부처럼 신속함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또 하나, 교육은 인내라는 것이다. 고기를 잡기 위한 장소에 가서도 쉽게 그물을 내리지 않고 그 자리에 자리돔이 나타날 때까지 닻을 내리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고기가 나타날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파도와 싸우며 멀미를 하며 고기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이런 인내가 없었다면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도 우리는 인내해야 할 일이 많다. 기대하는 것만큼 쉽게 학생들이 따라오지 않더라도 인내하며 기다려야 한다.

끝으로 교육은 보람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부가 힘들게 파도와 싸우며 인내하고 기다리며  함께 협력하여 많은 고기를 잡은 것을 보면서 흐뭇하게 여기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는 함께 배 위에서 잡은 고기와 함께 맛있게 식사하는 것을 보았다. 결실을 얻은 기쁨이야말로 어디에다 비교할 수 있겠는가? 우리 선생님들은 보람을 먹고 산다. 힘들게 땀을 흘려도 보람이 있는 것은 학생들의 변화가 있고 성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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