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되고 있는 독서교육에 대한 쓴 소리가 나와 독서교육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25일 전남도교육청이 주최한 '독서교육의 방향과 우리의 과제' 세미나에서 임칠성 전남대 교수는 "요즘 학생들이 우리보다 책을 더 많이 읽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것이 문제가 되고, 독서의 생활화가 교육부의 강조 사항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제대로 된 독서 교육을 하지 못한 우리의 독서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그 예로 독후 활동을 문제 삼았다. 임 교수는 "교육청의 독서 지도 시책과 맞물려 모든 독서 지도는 책을 읽고 그림으로 재구성하는 등의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됐다"며 "이러한 독후 활동은 학생들에게 책을 가까이 하게 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지만 책 읽는
능력을 키워주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이러한 활동이 학생들의 종합적인 사고 능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깊이 있는 사고가 아니라 그럴싸한 사고(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치우쳐 있다면 독서를 조장하는 이유로서 합당한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독후 표현활동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이것이 자주 시행되고, 또 강조되다 보면 독서 분위기는 일어나되 실속은 없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독서교육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국어 시험도 지적됐다. 임 교수는 "학생들 가운데는 책은 좋아하지만 국어 성적은 오르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국어 시험에서 물어야 할 것을 묻지 않고 국어 시간에 적은 것을 외우는 능력을 묻는 탓"이라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빈칸 메우기 시험 실험에 의하면 선진국과 달리 우리 나라에서는 빈칸 메우기 성적과 국어 성적이 아무런 상관 관계를 가지지 않고 있다는 예를 들고 이는 "우리 나라 국어 시험이 사고 능력을 측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바른 지도방법에 대해 임 교수는 생각하면서 읽게 하는 것을 해답으로 내놓았다. 우선 생각하면서 읽게 하고 그리고 여력이 있으면 그것을 다양하게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이다. 내용 이해에 초점을 두는 독서 지도야말로 사고 능력을 신장시키며, 학교 시험은 물론 수학능력시험이나 논술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게 하는 일석삼조의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독서 행사가 이벤트로 변하는 것은 독서 교육에서 독서 후 다양한 표현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라며 "독서는 외적인 표현보다는 책의 내용을 생각하면서 읽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