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2024.09.26 (목)

  • 맑음동두천 19.9℃
  • 맑음강릉 20.8℃
  • 맑음서울 21.2℃
  • 구름조금대전 21.9℃
  • 흐림대구 19.0℃
  • 구름많음울산 21.0℃
  • 구름많음광주 22.5℃
  • 구름많음부산 23.1℃
  • 구름많음고창 22.6℃
  • 구름조금제주 25.8℃
  • 맑음강화 19.7℃
  • 구름조금보은 19.7℃
  • 구름많음금산 20.0℃
  • 구름조금강진군 23.7℃
  • 구름많음경주시 ℃
  • 구름많음거제 21.5℃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소식

학생체벌금지 보다 신중한 결정 필요

서울의 모든 초 중 고교에서 체벌 전면 금지 조치가 11월 1일을 기해 실시되었다. 경기도의 학생인권조례 발표에 이에 진보 교육감들의 새로운 교육정책에 대해 일선학교 교직원들이나 학부모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이다.

획기적인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그 평가에 대한 결과가 드려나겠지만 너무 성급한 결정이지 않나하는 걱정스런 생각이다. 개방화 시대에 맞춰 우리 교육도 수요자 중심교육으로 이미 흘려가고 있고, 국제화 추세에 맞게 학생 인권에도 관심도 커져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 시기에 굳이 이런 정책으로 학생들을 자극하며 실시해야할 시기냐 하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란 말은 누구든 알고 있는 사실이다. 급한 정책은 혼란을 좌초한다는 것도 누구든 부인하지 않는다. 특히 교육정책은 신중하게 결정하고 실시해야 한다. 교육전문가는 물론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펼쳐나가야 새로운 정책에 대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사전 예고 기간도 없이 실시된 것이다.

오늘 첫날의 기사를 보면, 학생들은 "지각하고 숙제 안하는 애들이 많아졌어요", 교사들은 "벌점밖에 제재할 방법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은 "체벌 사라져 반갑지만 면학분위기가…" 등으로 나타났다. 물론 아주 단편적인 이야기이지만 이 뒷면에 가려진 각가지 문제점들은 보지 않아도 걱정스러움이 앞선다.

사실 학생들의 생활지도는 우리의 초·중등교육법과 그 시행령에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더 구체적인 사항은 학교규칙에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처럼 학부모의 목소리가 큰 현실에서 교사가 학생을 체벌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작은 벌도 못 세우는 현실이다. 한국교총에서도 교육적인 체벌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여러번 언론에 강조한 적이 있다.

교육은 교사의 사랑과 학생의 존경, 그리고 학부모의 믿음 없이는 바람직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우리의 옛날 교육을 대표하는 서당교육의 그림에서 회초리를 든 훈장의 모습을 보아왔다. 가느다란 회초리와 학동의 모습에서 인권보다는 훈장님의 교육을 위한 제자 사랑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고 교육은 체벌을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교육적인 체벌규정을 굳이 선언적인 규제보다 법규적으로 제한하고, 그 책임을 교사에 물어야 하느냐가 문제이다.

이번 발표로 체벌하는 교사는 범법자로 취급 받아야 된다. 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는 사람이다. 학생들의 잠재적 능력을 찾아주고 개발해 주며 바람직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도와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교사는 키워주신 부모님과 동등하게 평가 받아온 것이다.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직접적으로 체벌을 하지 않아도 정신적 심적 고통도 규제 대상이 되어 학생이 신고를 하면 교사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야말로 학생들의 바람직한 지도에 새로운 걸림돌로 사제지간의 정이란 말도 이젠 사라질 지도 모른다.

물론 학생지도에는 체벌 없이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따끔한 정신적인 고통이 비교육적인 행동을 수정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다. 요즘 학생들의 비교육적 행동들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행동을 교육적으로 지도하기 위한 성찰교실 등 몇 가지의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그것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효과적일까도 생각해 봐야한다. 물론 미국과 같은 교육선진국에서도 벌점제를 통하여 학부모 소환을 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에 대한 의식이 선진국의 수준과는 문화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존경받는 교사란 말도 곧 사라질 것이다. 아니 이미 사라진 것일지도 모른다. 학생들이 경찰에 교사를 신고하는 세상이라 생각하면 끔찍하다. 교사는 혼자서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때론 교육적으로 전체 학생들을 위해 통제해야할 때가 있다. 핸드폰 소리로 수업 분위기를 해치고, 숙제를 하지 않을 때, 흡연과 지각을 할 때, 그리고 교육적인 통제 방법까지 따르지 않을 때 과연 그 피해는 누구에게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지도교사가 답답하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학생에게 그 피해가 돌아갈 것이다.

교육은 한 마디로 미성숙자를 성숙자로 만드는 일이다. 학생들의 인권만큼 교사의 교육적인 지도 권한인 교권도 생각해야 한다. 어떤 정책이 우리교육을 위해 교육적으로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냐를 평가하여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교사의 학생 체벌이 정당하다고 한 말은 아니다. 이미 학교체벌이 사라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교육은 역사의 수레바퀴와 함께 교육적 환경 변화를 통하여 서서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갑작스런 교육적 충격과 혼란보다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행정이 필요한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