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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외래어는 국어의 일부!

지난 번 ‘샤브샤브’는 외래어 표기가 잘못된 것이고, ‘샤부샤부’가 바른 표기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 대해 독자가 질문을 해 왔다. 외래어는 외래어일 뿐인데 무슨 표기 규정이 있냐는 것이다. 그리고 외래어이기 때문에 맞춤법 운운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했다. 우선 그 사람은 외래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외래어는 외국어가 아니다. 외래어는 우리 국어의 일부다. 그래서 국어어문 규정에 외래어 표기법이 존재한다.




언어마다 음운 체계나 문자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언어의 어휘를 다른 언어로 흡수하여 표기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다. 이처럼 외래어 표기법은 다른 언어에서 빌려온 어휘(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규정이다. 현행 표기법은 1958년에 제정된 ‘로마자의 한글화 표기법’을 개정하여 문교부가 1986년 1월에 고시한 것이다.
외래어 표기법은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 제2장 표기 일람표, 제3장 표기 세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만 제시하면,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
제2항. 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만을 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이 규정은 일부 전문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다. 따라서 언중이 쉽게 보고 익혀서 쓸 수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외래어 표기를 정확하기 위해 한글 자모를 약간씩 변형해서 하자고 한다. 그러나 이는 아무 의미가 없는 주장이다. 이는 외래어 표기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외래어는 왹구에서 왔지만 국어이다. 따라서 국어의 범위에서 표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1항의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는 규정이 이를 뒷받침한다.

대한민국 ‘외래어 표기법’의 경우 한국어 이외의 다른 언어에 있는 음운을 표준어에 있는 비슷한 음운과 1대 1로 대응시켜 한글로 표기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기억과 표기가 용이하다.

제3항의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 만을 쓴다는 규정도 국어의 말음 규칙을 적용했다. 국어는 ‘잎’이 단독으로 [입]으로 발음되지만, ‘잎이[이피]’, ‘잎으로[이프로]’ 등과 같은 형태 음소적인 현상이 있어 받침이 여러 가지로 쓰인다. 그러나 외래어는 다르다. 예를 들어, ‘book’은 ‘붘’으로도 표기할 수 있지만, ‘붘이[부키]’, ‘붘을[부클]’이라 하지 않는다. 따라서 ‘붘’으로 표기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말음 규칙에 따라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여기서 국어와 다른 것이 있다. 받침 ‘ㅅ’이다. 이 받침은 국어에서는 단독으로는 ‘ㄷ’으로 발음되지만 ‘ㅅ’으로 발음되는 현상이 있다. 이는 외래어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서, ‘racket’은 [라켇]으로 발음되지만, ‘라켓이[라케시]’, ‘라켓을[라케슬]’로 변동하는 점이 국어와 같다. 그러므로 ‘ㅅ’에 한하여 말음 규칙에도 불구하고 ‘ㄷ’이 아닌 ‘ㅅ’을 받침으로 쓰게 한 것이다.

제4항도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즉 외래어 표기가 원음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한다며 파열음 표기를 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한 언어의 발음을 다른 언어의 표기 체계에 따라 적을 때, 정확한 발음 전사는 어차피 불가능한 것으로, 비슷하게 밖에 전사되지 않는다. 그래서 무성 파열음은 격음 한 가지로만 표기하기로 한 것이다.

외래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에는 철자가 아닌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 영어 등 대부분의 언어는 철자만 가지고 그 발음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외국인이 못 알아들으니 원음에 가깝게 ‘오우렌쥐’라고 해야 한다는 둥 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외래어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외국어 발음 교육과 외래어 표기법은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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