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목요일날 부산충렬사에 다녀왔다. 매화를 좋아하는 필자가 우연히 알게된 충렬사의 매화나무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부산광역시 동래구 안락동에 자리한 충렬사(부산광역시유형문화재 제7호)는 임진왜란 때 순절한 동래부사 송상현을 비롯해 부산에서 순절한 호국 선열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주차를 하고 경내로 들어서자 외삼문 주변에 매화나무들이 늘어서 있다. 부산충렬사의 매화는 다른 나무와 달리 잘 전지가 되어서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전국의 수많은 매화를 쫒아다녔지만 이렇게 전지된 매화는 처음 본다.

충렬사에는 10그루가 조금 넘는 매화나무가 자라고 있다. 그 중 외삼문 오른쪽에서 자라는 2그루가 가장 빼어난 자태를 선보인다. 보름달처럼 둥글게 다듬어진 두 나무에 매화가 만개해 절정의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높이 2.8m, 폭 4.5m, 근원직경 38㎝로 수령은 약 70~80년 정도로 본다. 1978년 7월에 심은 나무라고 한다.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중수와 보수 공사를 했는데, 대부분의 나무들이 이때 심어진 것이다.
이 매화나무가 있는 외삼문 오른쪽 입구에는 수령 150~200년으로 추정되는 육송이 자라고 있다. 단아한 자태가 한국인의 기품을 잘 보여준다. 나머지 매화나무들은 대부분 수령 50~60년 내외의 나무들이다.

외삼문 왼쪽에는 5그루의 매화나무가 자란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는 3그루밖에 안보이는데, 기념관 뒤쪽의 문으로 돌아가면 잘 보인다. 정면에서는 잔디밭 언덕 위에 있어서 매화향을 제대로 맡기가 어려운데, 이곳에 서니 봄바람을 타고 온 짙은 매향이 코끝을 즐겁게 한다.

기념관 뒤쪽의 문에서 산책로를 따라 50m쯤 올라가면 소나무 틈 사이에서 매화나무 3그루가 자라는데, 이 나무는 전지가 안된 자연 상태로 자라고 있다. 그런데 주변의 나무들이 너무 울창하게 자라서 그늘이 생겨 촬영하기에는 안 좋은 조건이다.

충렬사 입구 왼쪽의 연못인 의중지를 지나 화장실 앞쪽에도 2그루가 자란다. 본당 왼쪽에도 2그루의 매화나무가 자란다. 앞쪽에 자라는 나무는 홍매인데 이제 막 꽃망울이 나오고 있어 7~10일쯤 후에나 활짝 필 것으로 예상된다.
모과나무 뒤쪽의 매화나무는 오른쪽 가지 쪽에서 흰꽃을 피워올리는 중인데, 왼쪽의 가지는 꽃망울은 붉은 빛을 띠고 있다. 아무래도 홍매와 백매가 함께 피는 나무로 보인다.

본당 왼쪽의 모과나무는 수령 250~300년으로 추정되는 나무로 높이 8m, 폭 6m, 근원직경 116㎝이다. 5월달에 모과꽃이 피면 장관이라는데 그때쯤 한번 더 찾을 생각이다.
정화기념비 앞에는 수령 약 110년의 신주목도 볼만한데, 故 박정희 전대통령이 심었다고 한다. 충렬사 경내에는 모두 77종 90,271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다. 3월말에 산수유와 목련(21그루), 동백 등이 피는 모습도 볼만하고, 여름철 배롱나무(23그루)에 백일홍이 만개한 모습도 인상적이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은행나무 등이 단풍드는 가을철에 꼭 다시 찾고 싶다. 모과나무에 모과가 매달린 풍경도 담고…. 은행나무는 57그루가 심어져 있는데, 수령이 100년은 넘어보이는 나무도 몇 그루 보인다. 동백도 110그루나 심어져 있는데 지금 꽃을 조금씩 피우는 단계라 3월말이면 절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부산에 수없이 다녀왔으면서도 충렬사는 처음인데, 4계절을 다 담으면 멋진 작품이 나올 것 같다. 해의 방향상 오후에는 꽃에 그늘이 지는 경우가 많은데, 가능하면 오전에 가는게 촬영하기에 더 좋다. 매화는 오는 10일경까지가 촬영적기로 보인다.
충렬사 경내에는 충렬사 본전과 의열각, 기념관, 정화기념비, 송상현공 명언비, 충렬탑 등의 유적이 남아 있다. 해마다 5월 25일에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음력 2월과 8월 중정일(中丁日)에 충렬사 안락서원에서 제향을 올린다.
충렬사 개방시간
4~9월 : 09:00~21:00, 10월~3월: 09:00~20:00
18:00 이후는 충렬사광장과 휴식동산만 개방함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 매주 월요일 휴무
주소 : 부산광역시 동래구 안락동 838번지
문의 : 051-523-4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