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관리자들에게 학교 교육내 문화예술교육의 위치를 말하라면 어느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마 학교 관리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문화예술 정도의 위치가 될 것이다.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실행되기에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어 예술관련 영역, 특히 음악, 미술, 국어 영역 중 문학(시, 소설, 연극, 영화, 드라마, 수필, 비평) 등은 예술영역이 아닌 교과의 일부분으로 다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교과중심의 교육과정의 편성, 특별활동과 재량활동(창의적 체험활동)의 경우는 지속적이지 못하고 단회성에 그치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조치원에 있는 홍대연수원에서 뜻 깊은 워크숍이 있어서 다녀왔다. 이틀 동안 전국에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교사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학교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이 날 모인 교사들은 지난 4월 초·중등교원의 문화예술교육 전문성 강화와 학교문화예술교육 콘텐츠개발 및 확산을 위하여 전국적으로 공문을 띄워 선정한 6개 단체 티칭스튜디오 및 교사자율연구모임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 1000만원이란 적지 않은 예산이 지원되는 사업이니만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각 단체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매우 큼을 느낄 수 있었다.
세미나를 열면서 선정기관별 소개가 있었다. 각 기관 및 단체는 프리젠테이션으로 10분 동안 진행하였는데 ‘경남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는 학교와 교과과정 속의 문화예술교육의 모형을 만들고 실기수업을 진행, ‘광주교대문화예술교육연구소’에서는 음악, 미술, 문학, 영상, 연극 분야의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통합형 문화예술교육을 구축, ‘문화공간 아츠리퍼블릭’에서는 예술장르 간, 인문예술 간의 통합예술로 공감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발, ‘비쥬얼아트센터 보다’에서는 사진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이해와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에서 개인에 대한 적용에 대한 연구를 시행, 리포터가 소속되어 있는 ‘오르프 슐베르크 연구회’에서는 학습자 배움 중심의 오르프슐베르크 음악교수법의 설계에 대한 연구를 하여 교사연수 프로그램을 계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울산지회 음악위원회’에서는 음악활용영역에서 아이들이 접근할 수 있는 작, 편곡 프로그램을 교사들이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꿈꾸는 노래 수업지도안을 계발할 것이라는 것이 선정된 기관에서 추진할 중점 내용이었다.
1차 오픈 세미나에서는 연구계획서를 바탕으로 하여 열린토론 형식의 컨설팅이 이루어졌다. 초빙 자문위원이시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4기 공예분야 경북지역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구교육대학 김황기 교수님께서 각 단체의 연구계획서를 매우 꼼꼼히 숙지하고 있어서 모든 단체들이 빠져나갈 틈을 찾지 못하였다. 김 교수님께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재능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에만 관심을 갖고 계획서에는 소홀한 체 자신들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그 길로만 치우쳐 간다면 자칫 연구계획서와는 동떨어진 결과물이 되기 쉬우므로, 왜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는지, 왜 이 프로그램이 현장에 필요한지, 무엇 때문에 이 사업을 추진하였는지의 질문을 통해 더욱 명확하게 주제에 접근하도록 조언해 주셨다. 만약 이에 대한 답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가 발생하게 될 수 있다고 일침을 놓으시며 필요성과 목적부터 살펴 볼 것을 거듭 당부하셨다.
교수님의 말씀이 끝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질의에 대한 응답은 내용에 따라서 교수님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정연희 교육개발 팀장님께서 해 주셨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이라는 큰 과제를 추진함에 있어 교사들의 고충을 공유하는 좋은 시간이었다. 추진과정도 중요하지만 일반화 되어지는 결과물이 있어야 하기에 그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사실 이 자리에 모인 교사들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고 관심분야이니만큼 관련 책을 읽거나 각종 연수에 참여하고 밤을 새워 고민을 하는데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지만 피땀의 결과로 산출된 결과물이 사장되거나 또는 값없이 다수에게 쓰여질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다음날은 ‘양질의 문화예술교육프램 기획하기’라는 주제로 티칭스튜디오와 유사사례 관련 질의응답 형식의 컨설팅이 있었다. 초빙 자문위원으로는 고양문화재단의 교육사업을 맡고 있는 유희경 팀장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2005년부터 재단법인으로 설립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교사들의 직무연수와 자율연수를 다방면으로 실시해 오고 있었던 점이다. 교사들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정부기관을 교육과학기술부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하나의 교사들을 지원하는 기관이 있다는 사실을 얼마나 일고 있을까. 아이러니한 사실은 교사들은 이러한 교사지원 정부기관에 대해 몰랐고 정부기관에서는 교사들이 왜 활용안하고 있는지 궁금했다는 사실이다.
교사들도 이젠 교실의 의자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교실 밖에서 불고 있는 바람을 체험해야 한다. 눈을 넓게 열어 사회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아야 한다. 워크숍에서 느낀 점은 3, 40대의 젊은 교사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내가 이 일을 이루어 내리라, 내가 느끼는 문화예술의 감흥, 이와 같은 활동을 통하여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고 살아갈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나의 동료 교사들과 아이들에게 전달해 보리라"는 마음을 갖고 즐거움으로 교사자율연구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휴일을 반납하고 밤새워 좋은 프로그램을 설득시킬 연구를 하며 누군가에게 수혜가 갈지 모르나 일반화 자료를 받아보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작은 물결이 되고픈 이들, 8월 중간점검 워크숍은 연극의 고장, 거창에서 갖기로 하고 아쉬움의 인사를 나누며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