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제 여교사에게 차 시중을 강요하고 전교조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전교조로부터 집요하게 서면사과를 요구받다 목숨을 끊은 서승목 교장(예산군 보성초교)의 영결식이 유가족과 학생, 교원들의 오열 속에 각계 대표 등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8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 20분 동안 보성초교운동장에서 학교장으로 엄수됐다.
보성초등학교 총동문회와 교총 등 각계 교육단체 등이 내건 50여개의 만장과 현수막, 조화 의 물결 속에서 진행된 추도식과 40분간의 시가 행진은, 충남교육대상 1호를 받은 교육자를 자살로 몰고 간 전교조의 비열함을 성토하는 시위장을 방불케 했고, 전교조 예산지부 앞에서 100여 대의차량들이 일제히 울린 15분간에 경적 시위로 분노는 절정에 달했다.
추도식에서 각계 대표들은 조사를 통해, 조 교장의 영혼을 위로하면서, 조 교장의 희생을 한국교육의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이군현 교총회장은 애도사에서 "전교조가 교장에게 압력을 가한 것은 교원에 의한 교권침해"라고 단정하고, "차 시중을 요구했다는 기간제 교사와 전교조의 주장이 상당부분 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만큼 관계 당국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고, 허위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당자를 엄중
문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서 이 회장은 교직사회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방치한 정부에 대해 반성과 대책을 요구하면서 "서승목 교장 사고대책본부를 즉시 구성해 유족에 대한 소송비 지원, 진상파악, 고인의 명예회복에 최선을 다해줄 것과 교직사회가 화합하고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 협의기구를 만들자고 제의했다.
학사모의 고진광 상임대표도 "과거에 교육을 파괴하는 주범은 군사독재권력이었지만, 지금은 일부 변질된 교원노조 세력과 이를 방관하는 교육행정"이라고 일침을 놨다.
학부모 대표 백운모 씨는 "한국교육의 등불이셨던 서 교장선생님이,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비수까지 꽂는 집단에 맞서 진리를 말씀하시고 무너져 가는 교단의 품위와 질서를 세우고자 사명의 가시밭길을 걸으셨다"고 애도하면서 "스승이기를 포기한 3명의 전교조 교사에게 더 이상 자녀들의 인성교육을 맡길 수 없다"고 선언했다.
김정도 전 학교운영위원장도 성명서를 통해 "자살사건에 관련된 3명의 기간제·전교조 교사들은 학교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학부모들이 전교생을 데리고 학교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학생대표 박민수 학생은 "현대식 도서실과 새로운 컴퓨터실을 마련해 주시고, 땀을 뻘뻘 흘리시며 책상 덮개를 갈아주시던 교장선생님의 바램대로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서로 미워하지 않고 아끼고 사는 따뜻한 사랑을 만드는 하늘 나라의 교장선생님이 되시기를 바란다"면서 눈물로 말을 잇지 못했다.
홍승만 교감(보성초)은 "서교장선생님이 다른 사람의 인생 길 막지 않으려고 넓은 아량으로, 자신의 누명도 벗지 못하고 짊어지고 가셨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추도식이 끝날 무렵 유족대표인 서승직(54·서 교장 동생) 인하대 교수는 "한국 교육현실에 죽음으로 항변한 교장 선생님과 같은 억울한 교육자가 다시는 이 땅에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영결식 내내 서교장의 아내 김순희(53)씨는 큰아들 정현씨(30.공군대위)와 둘째아들 상현씨(25·해군중위)를 부여 않고 "남편을 살려내라"며 오열해 주변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이날 영결식에서는 전국 각지의 교장들이 대절버스를 이용해 참여했고, 보성초등학교로 접어드는 길목과 예산읍내 곳곳에는 보성초등학교의 동문회와 각 교원단체 명의의 현수막이 내걸려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