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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사들의 권익,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아래 글은 한국교육신문의 월요논단에 게재되었던 내용입니다. 교원단체의 역할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교원단체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 펄요하다고 봅니다. 아래 글을 복사하셔서 교직원 휴게실에 게시하여도 좋습니다. 교사의 권리는 교사가 함께 동창하여 한 목소리를 낼 때 가능합니다. 땅에 떨어진 교사들의 권익을 신장시킬 수 있는 것은 한 두 사람의 목소리만으로는 안됩니다.]

혜택만 누리는 부끄러운 무임승차

#1 학급회의 장면
(반장이 학급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부터 학급회의를 진행하겠습니다. 평소 학교 생활하면서 불편했던 사항이나 건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 학생은 서슴지 말고 발언하기 바랍니다. (별다른 의견이 없자 담임이 나서 목청을 높인다) 학교의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따라서 학급 구성원으로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자신의 발전뿐만 아니라 학교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굳이 나 하나쯤 참여하지 않는다고 변화될 게 없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2 어느 학교 휴게실
(선생님들이 모여 환담을 나눈다) 김 선생, 이번에 교원단체 탈퇴했다면서? 네, 그래요. 매달 회비만 꼬박꼬박 내지 저한테 돌아오는 혜택이 없잖아요. 물론 개인한테 돌아오는 혜택만 생각하면 그럴지 몰라도 선생님들 전체의 권익보호나 복지차원에서 생각하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 저는 교원단체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껴요. 김 선생, 가입과 탈퇴는 자유지만 그러면 우리 교사들의 권익은 누가 챙겨야지?

#3 지난해 10월 한국교총 회장실
(사회자가 회의 개회를 알린다) 앞으로 1년 동안 한국교육신문의 논설위원을 맡아 수고해주실 분에 대한 위촉장 수여가 있겠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환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안양옥 회장이 긴급 보고를 받고 곧바로 지시한다)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전라도 모 학교 선생님께서 불합리한 민원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 교총이 적극 나서서 해결해 드리라고 했습니다.

요즘처럼 교단에 선다는 것이 어려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고 교사 관련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좋은 뉴스는 거의 없다. 교사는 마치 오랜 세월 동안 무슨 특권이라도 누린 것처럼 매도하는 것도 모자라 조롱거리로 전락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교단에서 교사의 권위 실종은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조금의 빈틈만 보여도 언론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교사에게 막말하는 학생들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여교사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도 모자라 입에 담지 못할 성희롱까지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남교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학생들로부터 폭언은 물론이고 뺨을 맞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아이가 잘못해서 반성문 쓰라고 했더니 학부모가 “아이 팔이 아프다”며 항의하는 일도 있고 수업 시간에 핸드폰을 사용한 학생들에게 5초간 기합을 줬다고 교사를 징계하는 시대다.

이 조그만 나라가 무엇 때문에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는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교육이 아니었으면 이 척박한 땅에서 무슨 재주로 세계를 호령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또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웠겠는가?

앞의 몇 가지 장면에서 언급했듯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학급회의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라고 가르친다. 그렇지만 정작 교사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분도 더러 있다. 교권 추락에 대해 비판은 하면서도 공식적인 교원단체를 통한 의견 개진은 먼 산 불구경하듯 바라만 본다.

교총이 지난 1982년에 제안한 이래 줄곧 논의됐고 또 승진위주의 관리직 우대풍토에서 가르치는 교사가 인정받는 교직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수석교사제’가 드디어 법제화됐다. 또한 안양옥 회장이 교육계의 오랜 숙원 해결을 위해 직(職)을 걸고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공언했던 ‘주 5일 수업’도 2학기 시범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전면 시행된다. 이 모든 것이 18만 교총 회원들이 똘똘 뭉쳐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교원단체도 이익단체의 성격을 갖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교육 정책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나아가 교사의 권익 보호와 함께 복지 실현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수석교사제’나 ‘주 5일 수업’의 혜택은 뒷짐만 지고 있던 교사들에게도 똑같이 돌아간다. 말 그대로 무임승차나 다름없다.

이제는 교사도 학급회의에서 학생들에게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가르치듯이 교원 단체에 당당하게 가입하여 날로 추락하는 교권을 회복하고 교육 발전의 중심으로 우뚝 서야 한다. 아직도 교원단체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실익이 없다고 탈퇴한 분들은 지금이라도 교원 단체로 들어와 힘을 보태야 한다. 더 이상 혜택만 누리는 부끄러운 무임승차는 교권신장과 교육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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