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논란이 뜨겁다. 곧 사퇴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는가 싶더니 이제는 장기전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교육감 재직중에 임기를 채우지 못했던 공정택 전 교육감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유가 어찌됐든 돈을 주었다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고 교육계를 충격에 빠뜨리기 충분하다.
선거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진보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곽노현 교육감을 탄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단일화가 없었다면 교육감에 당선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선거운동 도중에 이뤄진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즉 선거운동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 교육감선거 방법 자체를 바꾸자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 후보가 교육감 후보와 파트너를 이루는 공동등록제를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고, 이참에 직선제를 폐지하자는 의견도 있다. 임명제로 바꾸자는 이야기도 있다. 어떤 의견이든지 하나의 안으로 검토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감 선거관련 사건이 있을 때마다 선거방법을 바꾸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즉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정확한 원인파악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과감히 선거방법에 손을 대는 것은 또다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직선제를 도입하게 된 이유는 간선제의 문제점 때문이다. 간선제를 실시하여 유권자가 정해진 상황에서 이들 후보자들이 유권자에 대한 집요한 접근이 문제가 되면서 직선제로 바꾸는 것이 옳다는 판단으로 직선제가 도입된 것이다. 직선제로 바꿀때는 분명히 간선제가 문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또다시 간선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은 개선이 아니라 선거방법에서 한단계 후퇴하는 것이다.
공동등록제 역시 정치에서 교육이 분리되지 못하여 부자연스럽다. 어떤 일이 있어도 교육자치가 일반자치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분명한 근거가 없다고 해도, 앞으로 이런 문제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면 쉽게 도입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임명제 역시 교육자체제의 기본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다는 주장일 뿐이다.
현재의 제도하에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교육자치의 근본도 살리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 문제도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감의 지나친 권한을 축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정치적으로 교육이 이용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결국 교육감 선거제도를 자주 바꾼다는 것은 이전의 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다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명분이 앞서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발생한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소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앞서야 하다. 제도를 바꾼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신중한 검토를 통해 명분, 실리등을 떠나 진정으로 교육감선거제도에 대한 염려를 하는 여러 국민들의 시각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