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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육감 직선제, 이대로 둘 것인가?

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육감 직선제가 되면 헌법 제31조에 나타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되고 교육자치가 살아나며 우리가 바라는 이상향대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필자뿐 아니다. 교육에 몸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이유로 교육감 직선제를 찬성했다. 그러나 교육감 직선제가 되어 직접 선거를 치러본 지금은 그런 주장을 하지 않는다.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와 실상을 직접 목격하였기 때문이다. 일선에서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고 중앙에서 임명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직선 교육감들의 일부 행태를 보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망치기에 앞장서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도지사와 맞서기는 기본이요 교육과학기술부 지시사항에는 콧방귀를 낀다. 지시사항을 거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포문을 열고 실행에 옮긴다. 심지어는 대통령과도 맞먹는다. 교육의 난맥상이 펼쳐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럴 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혼선이 일어난다. 도대체 누구 말을 들어야 할 지 난감할 때가 많다.

필자는 현행법 아래서는 순수 교육자는 교육감이 될 수 없다고 단언한다. 평생 교직생활로 돈을 아무리 모아보았자 선거 비용인 30억~40억여원을 댈 수 없다. 그렇다고 누구한테 비용을 빌릴 입장도 못 된다. 선거는 조직이 필수인데 진정 교육자는 교육하는데 힘을 쏟지 조직을 만들고 관리하는데 시간을 투자할 겨를이 없다. 그럼 누가 교육감이 될까? 교육자의 위장탈을 쓴 정치꾼이 되기 십상이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에 나선 교육감 후보들은 1인당 평균 4억6000만원씩 ‘선거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나왔던 강원춘 전 경기교총 회장은 21억원으로 후보들 중 빚 규모가 가장 컸다. 서울 곽노현 교육감과 경합을 벌여 1.1% 포인트 차이로 패했던 이원희 전 한국교총 회장도 45억원을 쓰고 33억원을 돌려받아 12억원의 적자를 봤다는 소식이다.

이렇게 후보들이 큰돈을 쓰는데도 유권자 관심도와 참여도는 떨어진다. 교육감 후보자의 성함에 따라 가나다순으로 투표용지 상위에 기입이 되기 때문에 후보자들은 조상 덕도 보고 피해도 본다. 이래서 교육감 선거는 ‘로또 선거’라는 별명이 붙었다. 경기도의 강원춘 후보는 기호 1번의 위력을 믿고 선거비용 보전 부풀리기를 하여 패가망신을 당하기도 하였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다.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 무상급식이라는 이슈가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퍼져 정치판을 뒤바꾸어 놓았는데도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여긴다. 얼마 전 서울시 무상급식 투표율 25.7%가 이를 말해주는 것 아닐까?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꾼들은 이슈를 선점한다.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의료, 무상보육, 반값등록금까지 들먹이며 포퓰리즘에 앞장선다. 그들은 국가의 미래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 득표가 급하기 때문이다. 생각이 깊지 못한 국민들은 그들의 달콤한 속삭임에 속아 넘어간다. 당장 내 지갑에서 돈이 지출되지 않으니 그럴 만도 하다.

요즘 신문보기가 두렵다. 교육자로서 낯을 들고 다니기 부끄럽다.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의 후보 뒷거래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연일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속보가 쏟아진다. 검찰이 곽교육감의 돈을 전달한 강경선 교수를 체포하고 돈 받은 박명기 교수를 구속했다는 소식이다.

정치권은 이번 곽교육감 사태를 계기로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 교육본질과 교육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고, 교육자치에 충실한 교육감 선거 제도 개선방안이 시급하다. ‘급식 무상에 이어 콩밥도 무상으로…’ ‘선의로 2억 무상송금 해 주실 분을 찾습니다’ 이런 패러디를 씁쓸하게 보아야 하는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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