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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가는 학생만 부른다고요?

초임 교장 4년간 반성할 점 하나, 교가를 제대로 부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교직원 연수 시간을 이용하여 전 교직원이 악보를 보고 가사를 익히며 몇 번 불러보았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한 것이다. 교장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행사 중 의식 때 교가 제창 때만 되면 꿀먹은 벙어리다. 학생들만 부르고 음악 선생님을 제외한 교직원은 입을 다물고 있다. 교사들이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재직하고 있는 학교를 사랑한다면 최소한 직장에 애착이 있다면 교가 정도는 알고 자신 있게 불러야 하는 것이다.


지난 9월 1일자로 학교를 옮겼다. 담당부장님과 가정통신문, 취임식 프로그램을 메일로, 문자 메시지로 주고 받으며 취임식을 준비했다. 식순에 축하공연으로 색소폰과 바이올린 학생 연주, 성악가 초청 연주를 넣으니 분위기가 살아난다. 그 다음이  교가 제창이다.

교가 제창 때 신임교장도 힘차게 불러야 한다는 결심이 섰다. 그래야 비로소 학교 교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만 부르게 해서는 안 된다. 사전에 담당부장에게 악보를 부탁했다. 악보와 음악파일을 메일로 받아 집에서 열 번 정도 불러보았다. 작사자는 초대 홍용석 교장선생님이고 작곡자는 박성균 선생님으로 90년대에 구운중에서 함께 근무한 분이다.

취임식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교무부장님께 한 가지를 더 부탁했다. 취임식 당일 참석한 학부모들, 내빈들에게 악보를 나누어 주어 그들도 학생들과 함께 제창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부모가 자녀들과 함께 교가를 제창하면 그만치 학교에 대한 애정이 생겨나는 것이다.

문득 오래 전에 정년퇴임하신 오산여중(현재는 매홀중)교장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 그 분과 필봉산악회를 조직하여 등산을 즐겼는데 그 분 왈, 과거 재직했던 분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한 마음이 되는 한 가지 방법으로 교가 제창이 있다고 실제 경험담을 들려 준다. 그래서인가 그 분은 해마다 9월이면 교직원 연수 시간에 교가 제창 연수 시간을 꼭 갖는다.

새로 부임한 우리 학교, 학생들은 교가를 모두 알고 있는데 교직원들도 알고 있을까? 혹시 교가 제창 때면 곡과 가사를 몰라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연수 시간을 가져 교가를 익혀야 한다. 한솥밥을 먹고 교가도 익힌다면 학교에 대한 애정이 더 생긴다.

혹시 아는가? 학생들이 졸업 후 선생님을 초대 식사를 대접하고 모교에 대한 추억을 더듬으며 은사님에 대한 감사의 시간을 가질 때 교가제창 순서가 있을지. 그 때 침묵하고 있을 것인가? 제자들과 교가를 함께 제창하면 스승과 제자가 하나가 된다. 그 관계가 더욱 돈독해진다.

필자의 경우, 올해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EBS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다큐멘터리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일이 있다. 지금은 44살된 제자들과 34년전 초임지를 방문했는데 현관에 들어서자 마자 교가 악보를 보고 제자들과 노래를 함께 부른 적이 있다.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고 순식간에 과거로 돌아가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갔었다. 

교가는 재학생만 부르는 것이 아니다. 학교 행사 때 교직원, 학부모가 함께 불러야 한다. 교가를 교직원은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학부모가 모를 때에는 교가 제창에 동참할 수 있도록 악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

취임식 때 교가를 부르는 교장과 학부모님들...교장으로서는 새로운 도전이고 학부모들에게는 신선한 충격 아닌지? 앞으로 우리 학교는 행사 시 학부모 등 외부인이 동참하는 경우, 반드시 교가 악보를 제공하는 관례를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교육사랑, 학교사랑, 모교사랑, 지역사회 학교사랑, 자녀교육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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