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차교육과정의 도입과 더불어 중학교 기술과 가정교과가 기술·가정과목으로 통합되면서, 수업진행과 교원수급에 혼선을 빚고 있다.
교과목 표시대로라면 기술·가정교사가 가르쳐야 하나, 대부분의 중학교에서는 기술과 가정교사가 영역별로 팀 티칭을 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가정자격증 소지 교사들이 배출되면서 양상이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사립 N중학교 이 모 교장은 최근 가정교사 임용을 승인해 달라고 서울시교육청에 요청했다. "학교에 기술교사는 네 명이 있지만 가정교사는 한 명도 없어, 영역별 팀티칭 수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가정 교사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교육청은 "가정교사 신규 임용을 승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청관계자는 "팀 티칭은 기존의 기술, 가정교사들의 신분 보장을 위한 어쩔 수 방안이지, 기술·가정자격증 소지자가 가르치는 것이 원칙"이라며 "가정, 기술교사가 기술·가정을 가르치는 것은 상치의 요인이 있는 만큼, 신규 가정교사를 임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교육청의 이런 주장에 대해 기술, 가정학계와 해당 교원들은 "행정편의주의 발상"이라며 거세게 반발한다. 이들은 "교육부에서조차 기술·가정의 통합이 문제가 있다고 인정해, 더 이상 대학에 기술·가정 전공 개설을 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술·가정전공이 개설된 대학조차(경북대,
중앙대, 전남대) 경북대를 제외하고는 전공신청자가 아예 없다"는 것이다.
N중학교 이 모 교장도 "사립중학교장단들이 기술·가정교사 희망자를 모집했으나, 희망자가 거의 없었다"고 말한다.
윤인경 교수(교원대·가정교육학회장)는 "교원양성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유독 서울시교육청이 기술·가정자격증을 고집하면서, 가정과 기술전공자를 뽑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전국적으로 2003학년도에 가정전공자 110명, 기술전공자 168명을 뽑았지만, 서울시는 아예 기술, 가정교사를 한명도 뽑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교육청관계자는 "수요가 없어서 뽑지 않았을 뿐"이라 면서도 "가정과 기술교사를 임용한 다른 시도의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런 와중에 기술·가정자격증 소지자들은 "기술·가정자격증 소지자들을 양산해 놓고도 왜 임용 않느냐"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교육부는 "교원임용은 시도교육청 소관이지만, 내년부터 기술·가정자격증 소지자에게도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복잡한 양상에 대해 윤 교수는 "영역이 전혀 다른 기술과 가정과목을 분리하는 것이 문제해결을 위한 첫 단추"라고 주장한다. "과목을 분리하더라도, 기술·가정자격증 소지자들은 가정교사 자격증을 함께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