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에게 있어서 직무연수란 무엇일까? 업무의 연속이다. 새로운 충전이다. 일상을 벗어난 바람쏘이기일 수도 있다. 어떻게 마음을 먹는가에 따라 연수의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좋아하고 리더십, 앞서가는 경영을 배우고 그것을 적용하기를 즐기는 필자. 이번의 '2011 중등 교장 선진리더십 직무연수'(2011.10.11~13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는 연수의 즐거움, 교육에 대한 깨달음 등 교장 업무수행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연수 첫날, 수원에서 동료교장과 함께 승용차편으로 입소하였다. 생활관에 짐을 풀고 개강식장으로 향한다. 연수원 직원들이 연수 교장들을 일사불란하게 안내한다. 친절이 몸에 밴 듯하다. 주차장에서의 주차 안내, 생활관 정문과 현관에서, 본관 정문에서 교통지도, 본관 현관에서 연수생 맞이하기, 강당에서의 등록안내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아마도 업무 분장이 되어 있나 보다.
부장을 비롯해 연구사, 주무관들이 반겨주니 여행의 피로가 풀리고 연수에 임하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한다. '저 분들이 직무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말 연수생을 환영해 주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 가식이 아닌 진정성을 느낄 때 사람은 감동하게 되어 있다.
강당에 들어가 지정된 자리에 놓여 있는 가방 하나! 그 위에는 이름표가 놓여 있다. 아니 웬 가방? 내용물을 살펴보니 연수교재, 타월, 수첩, 필기도구, 여행용 세면도구(비누와 비누곽, 샴푸, 린스, 바디클렌저, 때밀이 수건, 치솔 2)이다. 이것 하나면 2박3일을 충분히 지낼 수 있다. 내용물도 그렇거니와 출퇴근용 가방이 마음에 든다. 교장의 품위를 생각해 교재를 들고 다니게 하지 않고 가방에 넣어 다니게 한 그 마음 씀씀이를 칭찬하고 싶은 것이다.
연수교재(발행 정낙환 원장, 편집책임 김형석 교수부장, 과정담당 최성기 연구사)를 살펴본다. 2박 3일간의 연수 내용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 이번 연수의 비전은 '학교 단위 책임 자율 경영 역량 제고를 통한 학교 경영능력 향상'. 첫째날 야간 프로그램 문화예술체험 초청공연 넌버벌 퍼포먼스 드럼캣 콘서트와 둘째날 외부 전문가 위탁 연수 8시간이 기대가 된다.
교재 여백에 나온 '마음의 양식' 문구가 감동적이다. '가시에 찔리지 않고서는 장미꽃을 모을 수 없다'(필페이), '모든 일은 계획으로 시작되고, 노력으로 성취되며, 오만으로 망친다'(관자), '한가한 인간은 고여 있는 물이 썩는 것과도 같다'(프랑스 격언), '살아 있는 실패작은 죽은 결작보다 낫다'(버나드쇼), '사업을 좌우하여라. 사업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프랭클린). 문구 선택에 있어 세심히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마음에 들거나 나 자신에게 충고가 될만한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제2청 고붕주 부교육감의 '바람직한 학교문화로서의 학교혁신' 특강 시간. 변화를 촉진하는 학교 경영문화, 통합적 경영문화, 봉사지향적 경영문화, 인간미 넘치는 경영문화, 현장 중심의 경영문화 등 5가지 강조사항을 들으면서 교장으로서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문화예술초청공연은 교장들의 젊은 세대 이해라는 측면에서 그 시도는 좋았다. 그러나 비언어로 전달되는 스토리텔링이 부족하고 조명과 출연진들의 복장이 단조로워 콘서트의 열기에 몰입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아마도 무대, 공연장소 등의 여건도 그 원인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외부 위탁연수 엑스퍼트 컨설팅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듯 싶다. 강사의 수준이 교장들을 압도할 만한 능력을 갖추었고 그들이 준비한 강의안을 보니 교육현장에 적용될만한 것이 다수 있었다. 강사와 연수생의 공감대가 형성이 되고 조별 협의시간과 발표시간을 가지니 지루하지가 않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8시간을 알차게 보내게 되었다.
둘째날 밤, 2기 연수생 198명이 10개 분임으로 나뉘어 교육정보를 교환하는 시간이다. 생활관 213호에 들어가니 과일, 과일쥬스, 맥주, 안주 등이 준비되어 있다. 자기소개에 이어 학교현장의 문제와 대처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교장으로서 학교경영에 있어 유념해야 할 사항이 대부분이다.
2박3일 연수기간이 적당하다. 알찬 프로그램은 배운 내용을 학교 현장에 재접목하게 해 준다. 새로운 문화체험은 연수의 격을 높여준다. 개강식에서의 색소폰 연주, 수료식에서의 연수생 색소폰 연주와 노래 제창 등은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 준다. 식당에서의 맛있고 영양가 풍부한 식사는 연수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귀가하기 위해 생활관 정문을 나온다. "나의 작은 변화가 혁신의 시작입니다"라는 문구가 새롭게 다가온다.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의 지표가 '감동이 넘치는 연수, 섬기는 연수원'이다. 그들은 이것을 이미 실천하고 연수생들이 체감하게 하고 있다. 이제 연수를 마친 교장들이 선진 리더십을 발휘해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