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흡연 문제,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기도 모 지역의 한 고등학교는 쉬는 시간 복도와 교실이 담배연기로 가득찼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젠 학교가 지쳐서 손을 놓은 것은 아닌지? 직무유기는 아닌지?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도 흡연 학생이 있다. 남학생은 물론 여학생도 있다. 담배 소지, 흡연 적발, 흡연 자수 등으로 선도위원회도 몇 차례 연 적도 있다. 호기심에 한 번 피는 것, 질풍노도의 시기라 이해가 간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피운다면 이건 문제다. 중독되면 끊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흡연선도학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운동장에서 또는 후미진 곳에서, 마을에서 피우다 적발이 되면 예외 없이 선도위에 회부한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서다. 선도위에서는 사실 확인과 함께 금연 결심도 받는다.
요즘 학생들이 얼마나 영악한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담배를 어떻게 구입했냐고 물으면 책임소재에서 살살 빠져 나간다. 어떤 학생은 길가는 어른(아줌마)에게 부탁하는데..."아줌마 죄송해요. 어떤 형 심부름인데요...사다주지 않으면 제가 맞아요." 울먹이며 그럴 듯하게 연기한다.
우리 학교 복도 게시판에 금연 포스터, 계단에 금연 표어도 붙였다. 선도대상 학생은 등교시 금연 캠페인도 벌이고 축구경기, 등산도 하면서 흡연의 유혹을 물리치게 도와준다. 문화체험도 하고 교내 봉사활동도 한다. 전교생이 흡연에 관한 전문가 특강도 몇 차례 들었다.
학생들 통행이 잦은 우리 학교 동쪽과 중앙계단, 1층부터 5층까지 금연 표어가 붙어 있다. 총 20개가 되는데 교장 입장에선 난감하기만 하다. 마치 우리 학교가 흡연소굴(?) 같다. 표어도 너무 많으면 효과가 적고 신선한 표어가 아니면 금방 식상하고 만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도 있다. '언어의 힘'이 작용한다. 이 표어를 보고 흡연의 잘못된 점을 깨닫고 금연을 실천에 옮긴다면 성공한 것이다. 표어 중에 '도토리'가 들어가는 것이 있다. 요즘 미니 홈피에 도토리 모으는 학생이 몇 명이나 있는지? 시대에 뒤떨어진 표어라 실소를 머금는다.
그러나 학생들의 개선 의지와 금연 환경 조성, 교직원들의 노력 덕분이었을까? 교내 담배연기가 사라졌고 흡연으로 선도위에 회부되는 학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학교 밖에서 어른 몰래 피우는 줄은 알 수 없지만 여하튼 반가운 현상이다.
학교는 금연구역이다. 어른이나 학생이나 누구나 흡연하면 안 된다. 이게 다 교육과 건강을 위해서다. 국가 재정에는 당장 보탬이 안 되지만 금연에 있어 어른들이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사의 언행은 그들에게 교과서가 된다.
다음은 우리 학교의 흡연예방사업 필요성이다.
청소년기는 성인기로 이어지는 이행기이며 이 시기에 형성되는 건강 행위는 한 개인의 일생동안 유지되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학생들에게 흡연행위는 건강을 해치는 중요한 행위로 인식되고 있으며 훗날 성인기 흡연율 증가 및 폐암과 같은 만성 질환의 발병률을 높여서 이시기에 흡연을 시작한 경우 2명중 한명은 담배에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게 된다는 보고가 있다. 현재 청소년의 흡연율은 남, 여학생 모두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을 언론에서 접하게 되는데 학교 현장에서 이런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해 이 흡연예방사업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