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법은 남의 말이나 글 또는 고사·격언 등에서 필요한 부분을 인용함으로써 글의 뜻을 더욱 분명히 하는 표현방법이다. 인유법(引喩法)이라고도 하는데, 남의 말이나 글을 인용해 글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이렇게 하면 내용을 충실히 하고, 자기 이론의 정확성을 꾀하며, 문장에 변화를 주는 표현방법이다. 인용법에는 남이 한 말을 그대로 옮겨 놓는 직접인용법과 남의 말을 고쳐서 옮겨놓는 간접인용법이 있다.
직접인용법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과 그것을 옮겨다 쓰는 사람의 말을 분명히 구별하기 위하여 따다 쓴 말 앞뒤에 따옴표를 찍는다. 간접인용법에서는 대명사·공대법·날짜 등이 이야기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바뀌고, 따옴표를 찍지 않는다.
(가) 그는 “난 정말 비겁해.”라고 생각했다. 그는 “시간은 돈이다.”라고 생각했다. (나) 그는 자신이 정말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시간은 돈이라고 생각했다.
(가)는 생각과 격언을 직접 인용으로, (나)는 간접 인용으로 표현했다. 여기에서 보면 직접 인용문에 조사 ‘라고’를 쓰고, 간접 인용문에는 조사 ‘고’를 썼다.
다시 정리하면, 직접 인용문은 문장 부호로 ‘큰따옴표’를 사용하고, 조사 ‘라고’를 인용문 뒤에 붙여 표기한다. 간접 인용의 경우는 문장 부호가 없으며 조사 ‘고’를 인용문 뒤에 붙여 표기한다. 다만, 간접 인용문에는 일반적으로 문장 부호 ‘작은따옴표’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간접 인용이 아닌 ‘강조’를 나타내기 위해 ‘작은따옴표’를 사용한 것이다.
직접 인용과 간접 인용은 원문을 그대로 옮겨 오느냐 아니냐에 따른 것이지, 큰따옴표로 묶인 문장이냐 작은따옴표로 묶인 문장이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속으로 한 말이나 혼잣말에 작은따옴표를 쓰기도 하는데, 생각이나 혼잣말도 그대로 옮긴 것이라면 직접 인용이 된다. 이 규칙은 지극히 간단하고 쉽다. 그런데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신문만 봐도 알 수 있다.
○ 백군은 “인구가 3만1,400여 명인 곡성군에는 입시 전문학원이 한 곳도 없어 사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 백군은 “이 책을 읽고 외교 전문가를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 그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처럼 훌륭한 외교관이 되거나 세계 분쟁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 한 여고생이 “집중이 잘 안 된다”고 했다. ○ 나는 “기말고사 거부 농성을 찬성하는 여러분의 동기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 정책라인도 원론엔 크게 반대하지 않지만 위기상황을 근거로 “장기 검토과제로 보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 지난 10월 총회에서 “복지정책 확대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위 기사문은 직접 인용격 조사를 모두 간접 인용격 조사를 쓰고 있다. 잘못이다. ‘라고’로 바꿔 써야 옳다. 그리고 모든 신문이 문장이 종결 어미로 끝날 때 온점(.)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것도 잘못이다. 서술형·명령형·청유형의 글에서는 반드시 문장 부호를 써야 한다. 직접 인용문 뒤에는 직접 인용격 조사 ‘라고/이라고’가 오는데 여기에는 서술격 조사 ‘이-’가 포함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판단하면 직접 인용문 뒤에 어미 ‘-는’, ‘-며’도 바로 올 수는 없다. ‘이-’를 넣어 ‘(이)라는’, ‘(이)라며’라고 써야 한다.
신문의 직접인용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규범과는 다르다. 간혹 문장을 살펴보면, 직접인용문의 형태를 취하긴 했지만 사실은 간접인용문에 큰따옴표만 붙인 꼴인 경우가 많다. 즉 큰따옴표를 벗기고 나면 간접인용문이 된다. 이럴 경우 큰따옴표는 다만 인용한 부분임을 표시하는 기능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은 원칙에는 어긋난 것이지만 간결함을 우선시하는 신문 기사에서 관용적으로 쓰고 있다. 는 변형된 표현 방식인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어법은 아직 학교문법으로 수용된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글쓰기에서는 원칙에 맞게 써야 한다. 특히 배우는 학생은 혼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