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를 다니다 보니 배식차 위에 종이 하나가 눈에 띈다. 오늘은 '수·다·날'. 밥먹으면서 수다 떨자고?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다. 수요일은 밥이나 반찬 남기지 말고 다 먹자는 날이다. 타 학교에서는 '수요일은 잔반 없는 날'로 홍보하는데 한자어를 사용하지 않고 눈높이에 맞게 표현하였다.
교직원들도 오늘 식사를 하는데 '수다날'의 의미를 생각하며 가능하면 잔반을 남기려 하지 않는다. 음식물 처리 비용도 그렇거니와 지구를 살리는데 있어 잔반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려면 먹을 만치 양을 조절하여 가져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습관화되어야 한다.
우리 학교 영양사. 교장과 힘을 합쳐 잔반 최소화 아이디어를 짜낸다. 영양사는 배식차 뒷정리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식판, 수저와 반찬을 분리하여 잘 정돈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학생들에게는 먹는 것으로 유인책을 마련하였다. 잘 하는 학급 학생들에게 그들이 좋아하는 과일, 피자, 치킨 등의 간식을 제공하는 것.
이름하여 '우수 급식학급되어 간식 먹자!' 학생들의 주출입구에 급식 알림판을 만들었다. 평가 기준 2가지도 안내한다. 점심식사후 잔반의 양과 뒷정리 상태다. 영양사는 매일 학급별 상태를 점검한다. 잘 된 학급에는 학급포도에 스티커 포도송이를 붙인다. 학생들이 등하교시, 휴식시간 통행 시 이걸 보고 선의의 경쟁을 하라는 것이다.
한 학기에 두 번씩 우수 학급에는 먹는 포상(?)이 주어진다. 이것을 계기로 제대로 된 식사 문화가 자리잡길 바란다. 예부터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 학교 급식, 담임교사와 함께 교실에서 이루어진다. 잔반 줄이기, 뒷정리는 물론 식사 예절도 함께 지도하면 좋을 것이다.
식사 시간, 음식 섭취만 하는 것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음식 문화를 익히고 대화와 소통을 하면서 민주시민의 기본을 익히는 것이다. 우리 학교 '토·가·밥 운동'도 그 한 예다. 토요일 가정에서 가족 모두가 밥을 먹으면서 학교폭력 등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 1석3조가 된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맛있게 점심 먹고 담임과 대화도 나누면서 음식물은 남기지 않고. 식사 시간은 교육적 요소가 많은 시간이다. 이것을 교육에 잘 활용하여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