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제51회 교육주간 주제는 '좋은 선생님'이다. 한국교총은 해마다 스승의 날을 전후한 일주일을 교육주간으로 설정하고 적절한 주제를 정해, 교육과 교권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로 삼고 있다.
교육주간 주제는 교육계와 사회 각계, 국민 일반에 던지는 화두로서의 의미가 있다. 교총은 이번 교육주간 메시지를 통해 '좋은 선생님'이란 학생들과의 세대 차를 극복하고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열린 가슴, 교육열정과 신념이 있는 뜨거운 가슴, 양심을 지키는 존귀한 가슴을 가진 선생님이라고 풀이했다. 시대와 이념을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선생님'에 대한 포괄적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이처럼 궁극적으로 '좋은 선생님' 상은 '좋은 부모님' 상과 같이 시대와 이념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오늘의 '좋은 선생님' 상은 노동직관이 추가되면서 십 수년 이상 혼란을 겪고 있는 양상이다. 전교조는 스승이라는 표현 자체를 멀리하고 있다. 교총은
노동직이라는 개념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달가워하지 않는다.
교총과 전교조가 스승의 날과 교사의 날을 따로 설정해 기념해야 하는 어색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양대 교원단체도 이와 유사한 문제로 인해 번번이 통합노력이 무산되고 있다. 교직을 노동직으로 보는 미국교사연맹은 미국노총에 산하조직으로 가맹해 있고 교직을 전문직으로 보는 미국교육연합회는 독자적으로 활동한다.
전문·노동직관을 강조하는 측은 힘을 갖기 위해서는 노동운동에 편입해야 한다는 것이고 성직·전문직관을 강조하는 측은 교원단체 본연의 역할을 위해 교육운동에 진력해야 한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의 경우도 앞으로 상당기간 교원단체간 통합은커녕 스승의 날 행사조차 함께 치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 이렇게 비관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대부분의 교사가 교직을 전문직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다만 교총은 성직관을 전교조는 노동직관을 포기 못하겠다는 입장이 강한데 이 또한 모두 포용하는 게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차제에 불필요한 오해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모든 교원들이 수긍하고 지향할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의 길을 함께 모색하고 천명한다면 교단 갈등의 골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