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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보이스피싱 예방, 학교역할 매우 크다

최근에 교무실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학부모였다. 자녀가 학교에 간다고 나갔는데, 가는 도중에 교통 사고가 났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병원인데 지금 치료비를 대신 내줬으니, 입금하고 병원으로 찾아오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전화한 곳은 병원이라고 했다. 학생의 아버지는 직장에서 잠시 외출하여 은행에 입원비를 입금하러 갔고, 혹시나 해서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급히 학생을 찾아 보니 교실에서 멀쩡히 앉아 있었다. 급히 학부모에게 다시 연락을 취했다. 실제로 입원비를 입금했는지는 알아보지 못했다.

2-3년 전쯤에는 대부분의 학부모에게 전화연락이 갔던 보이스피싱 사건이 발생했었다. 학교에 걸려오는 전화가 몇 백통은 되었던 기억이 있다. 사건이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돌려주고(아침에 등교하면 휴대전화를 수합하고, 하교할때 돌려주고 있음)부모에게 연락을 하도록 하였다. 학부모 전체에게 문자메시지를 일괄 발송하기도 했다. 교내에 방송으로 이런 사실을 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종일 전화가 걸려왔었다. 오후에 또다시 보이스피싱으로 보이는 전화가 학부모들에게 간 것이다. 오전보다는 다소 줄어들긴 했어도 오후에 다시 전화를 받은 학부모 들이 여럿 있었다. 대략  1/3정도의 학부모들이 이런 전화에 시달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보이스피싱이 학교앞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일들이 최근에 자주 발생하고 있다.

얼마전에 이런일도 있었다. 학부모라고 하면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생의 학년반은 잘 모르지만 지금 학생을 빨리 보내줘야 한다는 전화였다. 전화한 사람은 이모라는 사람이었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서 심하게 다쳤다고 했다. 학생을 ○○병원 앞으로 오도록 해달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했다. 학생을 찾아서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혹시나 해서 담임교사에게 부모에게 전화를 해 보라고 했다. 부모님 모두가 직장에서 아무일 없이 업무를 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 경우도 학생을 이용해서 학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싶었다. 무사히 넘어가서 다행이긴 했지만,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무슨일이 생겼다면 상대방의 요구에 넘어가기 쉽다.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들이 똑 같을 것이다. 막상 학생들의 울음소리가 섞인 녹음 내용을 들려주면 실제로 오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다른 아이들의 목소리를 녹음했어도 갑작스런 상황에서는 자기 자녀로 오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 목소리가 녹음이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다급함이 앞서기 때문에 모든 가치판단이 흐려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학교에 있을 시간에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서 확인을 요청한다. 이때 전화를 받은 교사는 재빨리 움직여서 확인을 해 주어야 한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학부모들은 실제로 아이가 학교에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는 전화를 받는 교사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따라서 전화를 받은 교사는 반드시 자신이 직접 확인을 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게 되면 계속해서 전화가 걸려오게 되고 기다리다 지친 학부모들이 피해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간혹 보이스피싱으로 보이는 전화들이 걸려온다.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그나마 학생이 학교에 있을때 전화를 받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학부모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일선학교에서는 학교와 학부모의 긴밀한 연락체계를 다시한번 점검하여 학부모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학교의 역할이 매우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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