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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어느 조직이나 건강하지 않다면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직자체의 유지나 생존 그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으로 ‘창의성’, ‘혁신 문화’, ‘리더십’ 등을 들 수 있겠지만 이런 것들이 가능하도록 받쳐주는 것은 ‘조직 건강(Organizational health)’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 건강은 마치 신체의 각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할 때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조직의 제반 기능들이 환경 변화나 위기에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건강한 조직의 특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Julie Lyden과 William Klingele 교수는 ‘건강한 조직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 공유하며 의사소통에 막힘이 없고 응집력이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요즘 건강한 조직이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직장의 분위기뿐 아니라 조직의 성과와의 직결되기 때문이다. 학교조직 역시도 한두 명의 이질적인 교원이 학교 분위기는 물론 조직 전체에 혼란을 야기한다.

사실 학교조직은 개별적으로 독립성을 갖고 있지만 학교경영의 전체적인 입장에서 보면, 부서와 부서 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이러한 협조나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학교조직의 역동성이나 학교혁신이 어려운 것이다.

LG경제연구소가 조직건강에 대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조직 건강을 크게 ‘일하는 방식’, ‘조직과 인력 운영 방식’, ‘조직 문화’ 등 3개 영역으로 구분한 뒤 11개의 하위 요소로 세분화하여 구성하였다. 설문 대상은 전국 20~50대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약 일주일에 걸쳐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했다.

직장인들에게 3개 영역, 11개 하위 요소로 소속 조직의 건강 수준을 평가하게 한 뒤, 응답치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여 평균을 구했다. 그 결과 ‘일하는 방식’, ‘조직과 인력 운영 방식’, ‘조직 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조직이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직장인들이 많지는 않았다. 응답자 중 자기 조직이 건강하다고 평가한 직장인(평균 60점 이상)은 27%, 건강하지 못하다고 평가한 직장인(평균 40점 이하)은 20% 수준이었다. 즉, 직장인 10명 중 2명은 자신의 조직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응답했다. 

자신의 조직이 건강하다고 평가한 직장인들은 ‘목표설정과 공유’, ‘적절한 자원 배치’, ‘의사결정 참여’ 항목 순으로 높은 점수를 주었으며, 반대 집단의 경우는 ‘의사 결정의 공정성’, ‘업무 가치’, ‘응집력’ 항목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흥미로운 점은 두 집단 간 차이였는데, 구성원들이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다고 인식하는 집단의 가장 큰 차이는 ‘의사결정의 공정성’, ‘적절한 자원 배치’, ‘응집력’, ‘개방적 의사소통’에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들을 우리 학교 현장에 대입해 보면, 학교조직에서 ‘일하는 방식’, ‘조직과 인력 운영 방식’, ‘조직 문화’ 등 3개 영역은 일반 직장인들의 생각보다 오히려 더 낮은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먼저 일하는 방식에서 교사들의 주요 업무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다. 저경력 교사와 고경력 교사 간의 교수방법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기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교사의 교직관에 따라 꾸준히 자기 혁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의 교원평가로 인하여 교사들의 교수학습에 대한 동기가 강하다. 또한 학교조직업무의 권한 체계에 있어서 상당한 부분이 하위조직에 그 업무나 책임이 이양되고 있어 조직발전에 있어서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조직과 인력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일반 직장인들보다 융통성이 다소 결여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교사들의 능력에 대한 뚜렷한 차이 검증이 어려울 뿐 아니라 현행 교육제도 하에서는 교사 개인 간의 능력 차에 대한 보상체계가 거의 전무한 현실이다. 따라서 우수한 학교 인력자원이 보다 더 관리되고 학교조직에 헌신할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교조직문화에 대해서 학교문화의 주인공은 학교구성원이지만 학교문화는 학교장에 의해서 형성된다. 즉, 조직구성원의 역할보다 학교장의 학교경영관이 중요하다. 따라서 학교문화의 형성은 학교장이 절대 권한을 갖고 있어 학교조직 건강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조직의 건강척도는 어느 정도 될까. 한마디로 건강한 조직과 건강하지 못한 조직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학교조직의 건강 척도는 이미 학교조직학에서 검증된 자료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심에는 아직까지도 학교장의 역할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업무수행도가 학생을 위한 일이지 학교장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누구도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조직의 현실은 학교장의 철학이나 의지에 의해 조직력이 결정되고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견수렴과정이 공정하지 못하고 불편과 불만이 많은 학교조직은 건강한 조직이라고 할 수 없다. 조직구성원들이 냉소적이고 조직 간의 벽이 높은 수록 조직 간의 소통은 물론 구성원의 응집력과 협력의 기대는 더더욱 어려운 것이다. 조직 심리학자로 유명한 Robert Sutton 교수는 아무리 유능하더라도 회사에 대한 불평이 많고 상대를 존중할 줄 모르는 직원이 있다면 조직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해고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다소 극단적이기는 하나, 그가 조사한 한 예에서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뛰어난 영업 역량을 발휘하지만 조직 분위기를 해치는 직원을 해고한 뒤에 그 매장의 총 판매액이 30% 증가했다고 한다. 

조직의 건강은 무엇보다 조직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조직목표를 향한 자율적인 조직력 발휘에 있다. 이러한 조직력은 조직구성원들의 자율적인 역량과 창의적인 조직문화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학교조직구성원들이 공정한 의사결정과 참여기회로 진정한 학교업무의 가치를 느끼며, 민주적인 학교경영에 참여할 때 가능할 때 학교조직력은 물론 교육성과로 발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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