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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63)

커텐을 열었다. 창문을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내 곁을 스친다. 커텐이 열리고 창문이 열리면 행복을 맛보게 된다. 커텐 너머, 창문 너머 행복이 있다. 비 갠 뒤의 생기 얻은 초록빛을 본다. 청량한 바람은 답답한 마음을 시원케 한다. 이 행복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는 커텐을 열어야 한다. 창문을 열어야 한다. 언제나 행복이 내 곁에 있기 위해서는 닫혀 있는 커텐과 문을 열어야 하겠다. 그러면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오늘 아침 시 한 편을 읽었다. “함께 나눠야할 행복이 있어서 벽은 문이 되었다./손잡이에서 작은 온기나마 느낄 수 있어서/문은 아직 희망이다/초인종을 누른다. 손잡이를 놓치기 전에 문이 열렸으면/ 기척을 기다린다. 닫혀있는 문은 동굴 같다/문이 열리면 금세 사라지고 말 동굴 속에서/하나가 되지 못해 끝내 벽이 되어버린 얼굴/부고장보다 차가운 낯빛/표정이 없는 얼굴은 닫혀있는 문보다 견고하다/문을 여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열렸다 닫혀버린 문밖에서 알았다/ 사람아, 사람아/몸과 마음이 따로 드나들 수 있도록. 안팎이 너무 동떨어지지 않도록/세상 모든 문들이 모두 두 개였으면 좋겠다/서둘러 문을 닫는 사람은 문을 외롭게 하는 사람이다.”

행복한 교육, 감동을 주는 교육, 꿈을 주는 교육이 무엇인지 아는 선생님은 이것을 함께 나누기 위해 벽을 문으로 바꾼다. 문이 열리면 동굴 같은 미지의 세계에 숨겨두었던 행복을 함께 나눌 수 있기에 벽을 문으로, 문을 투명한 유리가 있는 문으로 바꾼다. 쉽게 열릴 수 있는 문으로 바꾼다. 행복을 찾는 학생들은 쉽게 문을 열 수 있다.

선생님들은 초인종을 누르기를 바라고, 문고리를 잡고 온기를 느끼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학생들은 용기가 없다. 초인종 누르는 것조차 힘들어한다. 문고리 잡는 것조차 두려워한다. 가까이 하는 것조차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용기를 가진 학생들은 초인종을 누른다. 문고리를 잡으며 선생님의 온기를 느낀다. 선생님이 갖고 있는 행복을 얻는다.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들에게 희망이다. 교육이 희망이라고 믿는 학생들은 선생님이 교육을 하기에 희망을 가지게 된다. 언제나 만족을 주고 기쁨을 주고 즐거움을 안겨다 주기에 학생들은 용기를 낸다. 선생님에게 다가가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막상 문을 열고 선생님을 대하니 마음이 썩 내키지 않는다.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선생님이 아니다. 선생님의 낯빛이 써늘하기 그지없다. 부고장보다 더 차갑게 느껴진다. 학생들은 실망하고 만다. 선생님의 낯빛은 언제나 따뜻한 것으로만 느끼는 학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다. 그러기에 선생님의 표정은 언제나 맑고 밝으며 따뜻하고 훈훈하게 느껴지도록 애쓰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선생님의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것, 안과 밖이 똑같은 것을 원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학생들이 원하는 행복만 얻기 위해 차라리 문이 두 개가 되기를 바란다. 학생들은 선생님과의 소통을 원한다. 문을 열면 동굴 같은 어두움이 환하게 다가오듯이 언제나 환한 모습 속에서, 쾌적한 환경 속에서 선생님과의 대화를 원하고 배움을 원한다.  새로운 힘을 얻고 생기를 얻으며 시원한 쾌감을 얻기를 원한다.

두 개의 문보다는 하나의 문이라도 언제나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문, 행복을 주는 문,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문, 만족을 주는 문이 되면 학생들은 기뻐한다.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문이 되면 학생들은 좋아한다.

선생님의 문은 항상 열려 있으면 더욱 좋고 항상 열어두기가 어려우면 열어두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좋다. 서둘러 문을 닫으면 문은 외로워진다. 벽이 된다. 자신이 외롭게 된다. 고독스럽게 된다. 학생들은 행복을 만드는 선생님, 행복을 나누어주는 선생님, 행복을 함께 하는 선생님을 언제나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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