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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역사는 더 이상 암기의 대상이 아니다

잭 웰치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거대복합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을 1981년부터 2001년까지 20년 동안 경영했다. 한두 가지 주요한 사업에 대대적으로 집중하는 경영방식 대신에 웰치는 비행기 엔진에서부터 모기지 모험과 중요한 텔레비전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열두 가지 다른 부문에서 남다른 경영성과를 이루어 낸 인물이다.

웰치에게 좋은 아이디어는 이전에 성과가 있었던 아이디어들이었다. 그의 성공 비결은 누군가 이루었던 성과를 찾아보고 그 성과를 자신의 관점으로 세밀히 분석해서 지금 자신의 업무에 응용하고 변형하여 사용한 것이 그의 성공의 비밀이었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문필가일 뿐 아니라 상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총 7개 정부의 장관을 거쳐 총리를 두 번이나 지낸 영국 역사상 가장 수명이 긴 재무 장관으로 기록된 처칠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늘 꼴찌를 도맡아 했다고 한다.

무기력의 대명사였던 처칠이 인도에서의 장교 복무를 시작한 이후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엔 바로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쇠망사란가 있었다. 군 복무시절 하루 다섯 시간씩 읽어 냈던 책이 바로 로마제국쇠망사였다.

로마제국쇠망사는 처칠 외에도 애덤 스미스, 버트런드 러셀의 애독서로도 유명하다. 역사에 대한 처칠의 남다른 관점을 이야기하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처칠은 19세기 영국 의회에 발생한 논쟁과 정당간의 갈등에 대한 역사를 정리한 (영국 연감)을 탐독하고 그 느낌을 이렇게 기록했다. "영국 연감은 사실을 나열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야말로 우리들에게 날카로운 검이다"라고.

우리들이 흔히 지겹게 암기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역사적 지식들을 처칠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줄 검이며 도구라고 생각하였다. 역사를 대하는 남다른 인식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명구가 있다. 처칠의 인생좌우명 이기도 했던 멀리 되돌아볼수록 더 먼 미래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멀리 되돌아보는 것의 대상은 무엇일까? 바로 지나간 역사가 아닐까? 위대한 인물이든 보통의 삶을 살아간 평범한 사람이든 그들이 살아간 삶의 궤적은 모두가 나름의 교훈이고 미래를 살아갈 세로우 기준이 되는 것이다. 위대한 행정가 그리고 정치가로서 처칠의 업적은 역사를 대하는 그의 남다른 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분야를 넘나들며 창의성을 발휘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없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하라” 고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내가 이미 알고 연마한 분야일 것이다. 더 많이 연구하고 경험한 것일수록 더 많이 시도해 본 것일수록 더 잘 해낼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미래의 성공은 내가 쏟아 부은 과거의 경험과 그 경험에 내가 쏟아 부은 시간들의 구체적 조합물이다. 과거의 업적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공부할수록 새로운 상황은 익숙해 보이고 그 일에 대한 성공 가능성은 더 분명해진다는 것 또한 다빈치의 관점이이고 했다.

학생들이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역사다. 그들이 역사과목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역사는 단지 암기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그들의 삶과 무관하게 느껴지는 무의미한 관계의 사건들을 단순 암기해야 하는 과목이 역사다.

하지만 웰치와 처칠과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보여주는 역사를 보는 관점은 달랐다. 그들에게 역사는 단지 이미 시간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사건이 아니라 연구하고 되새겨야 할 대상이었다. 미래의 성공의 조건을 과거 사건들의 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면 역사야말로 우리들에게 가장 좋은 살아있는 교훈이요 모범 답안이 아닐까 한다.

나보다 앞서 삶을 살다간 자들의 삶의 모습 그리고 앞서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갈 시간의 지침서가 되어 줄 그 무엇이라면 역사공부야 말로 가장 진지하게 사색하며 즐겨야할 과목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 즐거운 공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역사적 인식을 새롭게 해야만 한다.

교사가 먼저 처칠이 되고 잭 웰치의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능력 이상을 능가할 수 없기 때문에. 온고지신. 옛것을 익히고 그 것을 통해 새것을 알아나가는 온고정신으로 역사 교과를 보는 안목을 길러야한다. 그 안목을 길러주는 것도 우리 교사의 몫이고 역사를 통해 미래를 보는 안목을 기르는 역량 또한 우리 교사들이 길러야 할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 중 하나이다.
 
바로 그러한 교사들의 노력이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지식들이 오직 시험지에서만 빛을 발하는 죽어있는 지식이 아닌 우리들의 삶속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지식이 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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