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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126)

새벽을 깨우는 것은 복이다. 만물이 고요히 잠든 때 깨어 있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갖는 복이 아니다. 새벽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가깝게 함은 더욱 복이다. 이건 경험한 자만이 안다.

요즘 들어 가장 부러운 것이 하나 있다. 그게 바로 젊음이다. 젊음이 부러운 것 보니 이제 늙어간다는 증거다. 돈도 부럽지 않고 명예도 부럽지 않고 권력도 부럽지 않고 오직 젊음이 부럽다. 젊음을 다시 되찾을 수 없지만 젊게 사는 것이 젊음을 소유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2012학년도도 저물어간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때다. 자연적으로 바빠진다. 그럴수록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신학년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또한 중요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한 요소가 된다.

아무리 새로운 마음가짐을 해도 크게 변화되는 것도 없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그래도 새로운 다짐은 계속 되어야 하고 새로운 출발과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그리고는 당당한 발걸음이 필요하고 힘찬 전진이 필요하며 계속된 전진이 필요하다. 그러면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 새벽에는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를 생각해 보았다. 우선 선생님은 진정한 위로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학생들 중에는 위로를 받을 만한 이가 많다. 어려움을 당한 이들도 있고 슬픔을 당한 이들도 있다. 깊은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이들도 있다. 바른 길이 아니라 반대의 길로 가는 이도 있다. 바른 행동이 아니라 엉뚱한 행동을 하는 이도 있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 선생님들은 진정한 위로자가 되기는커녕 심판자가 되고 훈계자가 될 때가 많다. 그러면 학생들은 더욱 화가 치밀어오른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위로의 말이 아니면 어떤 말을 해도 그 말을 바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심판하고 훈계한다 싶으면 그 어떤 말도 자기를 괴롭히는 말로 들리고 헛된 소리로 받아들인다.

말끝마다 괴롭힌다고 생각을 하게 되고 속으로 더욱 분노하고 미워하고 이를 갈고 화를 내고 존경은커녕 경멸하기까지 하게 된다. 그러니 우리 선생님들은 짧은 말이라도 진정성 있는 말로 위로하고 격려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행동으로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또 하나는 선생님은 관찰자가 되면 좋겠다. 이번 설날 막내 제수씨와 잠시 학교생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제수씨는 50대 중반으로 중3 학년부장을 했다고 한다. 승진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는 분이시다. 학교생활을 할 때 점심시간에도 자리에 앉아 있을 때가 없다고 하였다. 교실을 둘러보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감동이 되었다. 교실을 자주 둘러봄으로써 학생들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에게서 멀어지기를 좋아하고 딴짓하기를 좋아한다. 그럴 때 선생님이 나타나고 관심을 가져주고 챙겨주면 학생들은 반듯하게 잘 성장하고 바른 생활과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선생님은 태양과 같이 빛이 되어 주고 등대와 같이 등불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리 힘센 젊은이도 뒤뚱거리게 된다. 학생들은 어둠을 좋아한다. 어둠 속에서 어둠만 생각한다. 어둠 속에는 덫이 있고 올가미가 있고 그물이 있고 함정이 있고 밧줄이 있는 줄을 모른다. 길목에 숨겨진 덫이 짐승을 덮치는 것처럼 어둠을 좋아하는 이를 넘어뜨리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역할을 우리 선생님들이 해야 한다.

밝음 속에는 어떤 장애물도 잘 피해갈 수 있고 등대를 바라보는 배는 빛을 보고, 소리를 듣고 따라가기만 하면 안전하다. 위험에 빠질 위험에 있는 학생들에게 빛이 되고 등불이 되고 등대가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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