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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들, 外道하세요"

설성경 교수 3년째 초중고서 '古典대탐험'


지난 2년간 중·고교에서 고전대탐험 강의에 나섰던 연세대 설성경 교수가 올해는 초등교 학생들에게 고전의 참맛을 전파해 화제다. 설 교수는 지난 1일 서울 잠동초를 시작으로 7일 경기 장명초 장일분교, 9일 경기 추상초를 돌며 릴레이 강의를 펼쳤다. '초등생과 함께 하는 고전대탐험'의 강의 주제는 '홍길동, 그는 누구인가.'

평생 고전문학을 연구해 온 설 교수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홍길동전 古書本를 펼쳐 보이며 구수한 입담으로 아이들을 고전의 세계로 빠뜨렸다. 특히 홍길동은 1440년 무렵 태어나 살았던 실제 인물이었고, 또 홍길동은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백성을 괴롭히는 일본 정부와 싸우며 '오야케
아카하치 홍가와라'라는 이름으로 존경받던 지도자였다는 말에 아이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기도 했다.

설 교수는 "사람들은 외국 고전은 읽어도 우리 고전은 읽기 싫어하고 경시하는 느낌인데 아마 어려서부터 재미있는 우리 고전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우리 고전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려주기 위해 초등교에 나가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고전대탐험' 강의에서 설 교수는 어떤 외부 지원도 없었지만 어린 학생처럼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그는 "장일분교의 경우 전교생이 32명뿐인데 학부모가 16분이나 참석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며 "학생들도 우리 고전에 흥미를 느껴 학교마다 고전 읽기 열풍이 분다고 하니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서너 초등교에 더 출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의 고전대탐험은 처음엔 중·고교에서부터 시작됐다. 2001년 교보문고 산하 대산재단에 '우리 문학과 역사를 중고생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계획서를 제출한 게 인연이 됐다. 그 동안은 대산재단을 통해 서울, 지방에 있는 10여개 중·고교에서 고전 특강을 했다.

"훌륭한 현대 작가들과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지만 고전은 아무리 빼어나도 작가를 만날 수 없다"는 설 교수는 "원작자의 대리자 역할을 자청한 셈"이라고 말했다.

사실 설 교수의 고전대탐험 특강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것은 전문적 식견을 가진 대학교수들이 초중고 학생들을 찾아가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아름다운 '외도'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설 교수는 "본업이 있어 일년에 대 여섯 군데 나가는 게 다지만 내 역할에 만족합니다. 앞으로 나와 같은 전공 교수들, 아니 또 다른 분야를 전공한 교수들이 초중고교 학생들과 만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여러 교수님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지식과 꿈을 전달하는 학교 교육운동이 교육계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는 앞으로 고전대탐험 특강 내용을 녹화테이프나 시디로 제작해 지원하거나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려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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