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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138)

주일 아침은 선생님들에게 아주 값진 시간이다. 피로를 풀 수 있는 귀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한 주간 쌓인 피로를 풀 수 있으니 얼마나 시간이 귀한 줄 모른다. 충분한 회복의 시간이 되면 좋겠다. 환절기가 되니 건강을 잃기 쉽다. 건강을 잃으면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없고 지도할 수가 없다. 건강이 제일이다. 건강을 위해 충분한 휴식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명심보감 입교편 첫머리에 보면 무왕과 강태공의 대화가 나온다. 무왕은 질문하는 위치에 있고 강태공은 대답하는 위치에 있다. 즉 무왕은 제자이고 강태공은 스승이다.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이 실감난다.

무왕은 배우는 입장인데도 아주 똑똑하다. 하나의 질문으로 끝나지 않고 질문에 질문을 이어나간다. 더욱 깊이 질문해 나간다. 그러면 강태공은 대답에 대답을 이어나간다. 대답도 더욱 깊이를 더해간다. 구수한 맛이 난다.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공감을 하게 된다. 이런 수업은 정말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선생님이 아는 것이 없으면 수업이 계속 진행될 수 없고 짜증스럽고 힘들겠지만 선생님이 아는 것이 많으면 수업은 물 흐르듯이 계속 자연스럽게 흐르게 되고 수업은 재미가 있고 신이 나게 된다.

선생님에게 아는 것이 힘이다. 알지 못하면 힘이 없게 된다. 너무 피곤하게 된다. 너무 지치게 된다. 그래서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태공의 말씀 중 열 가지 도둑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가 게으름이다. 게으름에서 비롯된다. 곡식이 있었을 때 거두지 않음이 첫째 도둑이다. 게으름이 첫째 도둑이다. 게을러서 농사짓지 않음이 넷째 도둑이다. 역시 게으름이다. 낮잠을 자고 게을리 일어남이 여덟째 도둑이다. 역시 게으름이다. 억지로 질투함이 열 번째 도둑이다. 게으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지런한 자의 부함이 질투로 이어진 것이다.

선생님에게서 게으름은 결국 지식을 얻지 못하게 한다. 부지런함은 전문적 지식을 얻게 한다. 때를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배우면 질문에 막힘이 있을 수 없다. 불을 켜놓고 밤을 지새우면서 연구하면 태공처럼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 공력을 다해 노력해서 지식을 얻으면 당당해진다. 끊임없는 자기 연찬과 연구가 지식을 쌓게 하고 부하게 되어 많이 나누어 줄 수 있게 된다. 부함과 귀함을 함께 얻게 된다. 그래서 행복하게 된다.

무왕에게서 배울 점이 있다. 질문을 한 가지 의문에서 다섯 번이나 질문을 이어나갔다.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질문을 하였다. 우리 학생들도 배울 점이다. 한 번 질문을 던지고 나서 이해가 되지 않는데도 질문을 그친다면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알 때까지 질문을 이어나가는 자세가 돋보인다.

왕인데도 교만하지 않았다. 교만하면 배우지 못한다. 질문하지 못한다. 자존심 때문에 질문하지 않는다. 아는 체한다. 그만 넘어가려 한다. 모르는 것을 부끄러움으로 여기지 않았다. 빈 그릇에 물을 채울 수 있듯이 빈 마음이 지식을 채우게 된다. 묻는 것 자체는 앎으로 나아가는 계단이다. 통로이다. 그러기에 그것을 스스로 막아서는 안 된다.

강태공에서 배울 점이 있다. 한 가지의 다섯 가지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을 잘했다. 짜증내지 않았다. 더욱 열심히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신이 났다. 흥미를 느꼈다. 행복을 느꼈다. 오직 그렇게 만든 힘이 배움이었다. 선생님의 자리를 굳게 지키기 위해 부지런히 배웠다. 지식이 쌓여 넘칠 때까지 배웠다. 정말 대단하신 선생님이시다.

강태공은 존경할 만한 선생님이시다. 감동을 주는 선생님이시다. 여러 가지 면에서 감동을 학생들에게 줄 수 있지만 그 중에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오래 간다. 평생 간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이렇게 가능토록 한 것이 바로 배움이었다. 부지런함이었다. 그래서 게으름은 도둑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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