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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 (139)

꽃샘추위가 제법 길다. 어느 시인이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가? 의미가 다르겠지만 꽃샘추위가 4월을 잔인하게 만들고 있지 않나 싶다. 이번 주 내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고 하니 이럴 때일수록 건강관리에 힘써야 하겠다. 갈수록 감기에 걸리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니 이럴 때 정말 난감하다. 건강이 제일인데…

오늘 아침에 읽은 고사성어가 마음에 들어 우선 소개하고 싶다. 휼방상쟁(鷸蚌相爭)이다. 도요새와 조개와 싸우니 결국 둘 다 어부에게 잡혀죽고 만다는 내용이다. 漁父之利(어부지리)와도 같은 내용이다. 이 내용이 주는 의미는 화합과 화목이다. 일을 하다 보면 충돌이 일어나 다툼이 일어날 수 있는데 서로 조심하고 조화를 이뤄 화목을 이루는 학교가 되면 좋겠다.

맹자와 맹자의 제자 이야기에서 얻는 점이 참 많다. 맹자의 제자들은 알고 싶은 것이 다들 많다.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제자일수록 유명한 인물이 되는 것으로 보아, 알고 싶어 질문하는 것 자체가 결코 나쁘지 않고 오히려 이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할 것 같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의 ‘六.등문공장구하’의 제7장에 나오는 맹자의 제자 공손추도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제자다. 이는 맹자에게 관중(管仲)과 안영(晏嬰)의 업적에 대해서도 물었고 부동심(不動心)과 호연지기(浩然之氣) 등에 질의도 있었다. 여기서도 하나의 질의가 이어진다. “제후를 만나보지 않는 것은 무슨 도리입니까?”

이런 질문이 있기에 맹자는 더욱 빛난다. 질의에 대한 답변이 궁색하면 맹자는 빛이 날 수가 없다. 질의에 대한 답변 풍성하고 알차기에 더욱 빛이 나고 오래도록 기록에 남아 있지 않은가 싶다.

맹자의 대답 가운데 인용한 인물의 한 분이 ‘단간목’이다. 이분은 '전국 시대 위(魏)나라 사람으로 젊어서 가난하고 비천했는데, 자하(子夏)를 사사하여 절조를 높여 벼슬하지 않았고 위문후(魏文侯)가 보려고 그의 집을 찾았을 때 담을 넘어 피했다고 전하고 문후가 궁궐을 나와 그의 집 앞을 지날 때면 반드시 수레에서 일어나 예를 표했고 재상을 맡기를 부탁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다.

옛날에는 신하가 되지 않았다면 왕을 만나보지 않았다. 그래서 담을 넘어 피했다. 만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이익보다 해로움이 많기 때문이다. 맹자께서는 증자의 말씀을 예로 들면서 “아첨하기 위하여 어깨를 으쓱거리고 아첨하여 웃는 것이 여름의 밭두둑보다 더 해롭다”고 하였다. 그래서 만나보지 않았다. 아첨이 얼마나 피해가 큰지를 지적한 것이다.

여유롭게 아첨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자가 바로 우리 선생님들이 아닌가 싶다. 욕심내지 않고 마음을 비우고 보람 있게 살고 당당하게 살면서 행복을 누리는 ‘단간목’처럼 살아가는 선생님이 바로 우리 선생님이다.

또 단간목이 담을 넘어 피한 이유는 자로의 말을 인용하면서 뜻이 같이 아니한 사람을 만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만나서 양심에 없는 소리 하는 자체가 싫었기 때문이다. 자로의 말을 인용하여 “뜻이 같지 아니하면서 말하는 자는 그 얼굴빛을 보면 붉어지는데, 그러한 사람은 내가 알 바 아니다”고 하였다.

설류(泄柳)라는 선비도 문을 닫고 만나려고 온 분을 만나지 않았다. 같은 이유였다. '춘추시대 노(魯)의 어진 선비로, 무공(繆公)이 그가 어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 만나려 했으나 문을 닫고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맹자께서는 단간목과 설류를 예로 들면서 강조한 내용이 아첨은 금물이다. 뜻이 다른 사람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양심을 속이는 일임을 지적하였다.

군자가 이러해야 하는데 군자가 곧 선생님이시다. 아첨하지 않는 선생님, 양심을 속이지 않는 선생님, 오직 학생들에게 유익을 주는 선생님, 학생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생님, 오직 학생들을 위해 존재하는 선생님, 학생들만 생각하는 선생님, 학생들을 위해 희생하는 선생님,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이 바로 단간목과 설류와 같은 선생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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