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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선생님의 마음가짐(159)

어제는 단비가 내렸다. 한 달여 만이다. 목이 마르도록 애타게 기다림 끝이라 이 비는 온 몸을 적셔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폭염도 물러나게 했다. 정말 고맙고도 고맙다. 많은 이들에게 유익을 주는 역할이 우리의 역할이면 좋을 것 같다.

오늘 아침은 감동을 주는 여러 아름다운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월요일 아침 일찍부터 운동장에 나와서 새소리를 들으며 열심히 걷고 달리는 학생들이 있었다. 그 중에 한 학생은 열심히 책을 보면서 걷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였다. 체력이 곧 실력임을 깨달은 것 같다. 많은 학생들이 이 무더운 날씨 속에서 체력관리를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 인다.

식당에 가니 두 어머님께서 식당봉사를 하고 계셨다. 방학 중인데도 학생들의 식사관리를 위해 함께 애를 쓰고 계셨다. 방학 중 학부모님께서 학교에 와서 학생들의 식사를 도우는 일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우리학교에는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선생님께서는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근을 하셨다. 방과후수업을 위해서였다. 방학 중인데도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학교까지 거리가 멀고 교통체증 때문에 일찍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은쟁반에 금사과를 놓은 듯이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방학이라고 해서 교육활동은 멈추지 않는다. 방학은 노는 것이 아니다. 쉬는 것도 아니다. 정상적인 움직임이다. 시계바늘이 멈추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러기에 교육은 발전하고 또 발전하는 것이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맹자 七.이루장장구상 제8장을 보면 선생님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함을 잘 가르치고 있다. 맹자께서는 스승인 공자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마음가짐의 좋고 나쁨에 따라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고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말씀하고 있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을 수 있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말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창랑의 물이 맑다면 깨끗한 갓끈을 씻고, 물이 흐리다면 지저분한 발을 씻는다. 즉, 물 자체의 맑고 탁함에 따라서 소중한 갓끈을 씻을 수 있고, 냄새나는 발을 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뜻이 마음에 든다.

깨끗한 마음, 깨끗한 행동이 필요하다. 이것이 자신을 흥하게 하고 나라를 흥하게 한다. 더러운 마음, 더러운 행동은 가정을 망치고 나라를 마친다. “사람들은 반드시 스스로를 무시한 뒤에 남이 그를 무시하고, 집은 반드시 스스로를 무너뜨린 뒤에 남이 그 집을 무너뜨리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를 멸망시킨 후에 남이 그 나라를 멸망시킨다.”

무시당하고, 무너지고 멸망하는 것의 시발점은 자기 자신이다. 남이 아니다. 어느 누구도 아니다. 오직 나 자신이다. 그러기에 자신을 무시하는 것도 안 되고 자신을 저주하는 것도 안 된다. 자신을 더럽히는 것도 안 된다.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자기 자신을 깨끗하게 함이 참 중요하다. 자신의 깨끗한 마음, 깨끗한 행동이 자신을 세우고 가정을 세우고 학교를 세우고 나라를 세우는 데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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