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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교육은 은혜요, 감사다

옛날이야기나 고전문학은 대할 때마다 구수하다. 친근감이 있다. 지겹지 않다. 재미가 있다. 어떤 것은 전기 같은 느낌도 든다. 한 편의 드라마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교훈을 준다.

‘박문수전’은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작자는 누군지 모르지만 연대는 조선 영조 때다. 세 편의 이야기가 하나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실존인물로 알려진 암행어사 박문수의 행장기에서 소재를 취하여 소설화한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남궁로 군수가 시비(侍婢)로 딸을 삼아 시집보낸 일이다. 군수쯤 되는 벼슬아치가 곁에서 시중드는 여자 종을 딸을 삼아 시집보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남궁로 군수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그 억울함을 알고 무죄 석방한 석진 군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어려울 때 그 은혜를 갚은 것이다. 은혜를 은혜로 아는 사람과 은혜를 은혜로 모르는 사람은 행동 면에서도 천양지판(天壤之判)이다.

세 번째 이야기는, 말미가 교훈을 준다. 남에게 악을 행하면 자기의 복을 감하는 수가 있고 심지가 곧고 남에게 선을 많이 행하면 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나라 때 배도라는 사람의 예가 나온다. 우연히 우물곁에서 보물 하나를 주었다. 배도가 보불을 제자리에 놓고 그 곁에 앉아서 잃어버린 사람이 나타나기 기다렸는데 잃은 버린 젊은 부인이 나타나 찾아 주었다. 그 후에 배도가 후일 영달하여 영의정이 되었다. 동화에 나오는 이야기 같다. 하지만 선을 베푸는 그 아름다운 마음은 영원히 향내 나는 일이다.

「옛 어느 고을에 가난한 사람이 잘 사는 고모 집에 가서 돈 백냥을 겨우 얻었다. 집으로 돌아오다 희한한 장면을 보았다. 남자는 한 여자를 물에 넣어 죽이려고 하고 여자는 물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 백 냥 얻은 남자가 물었다. 왜, 그러냐고? 백 냥을 주면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백 냥 얻은 이 남자, 백 냥을 주고 사연을 듣기로 했다. 광대 대장이 백 냥 주고 반반한 여자를 사서 광대놀이 시키려고 했는데,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먹기만 하고 울기만 해서 이렇게 물에 빠뜨려 죽이려고 한다며 이 여자를 놓아주었다.

여자는 은혜를 베푼 이 남자를 따라 갔다. 그 집에서 제 몫을 했다. 동냥을 얻어 온 식구를 먹여 살렸다. 한번은 부잣집에 밥을 얻으러 갔더니 아들을 가르칠 서당의 훈장을 찾고 있었다. 이 집 주인이 부모에게서 글을 배워 유식한 것을 알고 훈장으로 소개시켜 주었는데 너무 잘 가르쳐 농사짓는 일까지 얻게 되었고 이내 살림이 택택(澤澤)하게 되었다.」 는 이야기다.

가난한 사람 아내의 됨됨이가 돋보인다. 은혜 입은 여자가 집으로 따라오는데 집에서 기다리는 아내는 돈을 기다리지 다른 여자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돈은커녕 눈에 가시 같은 여자를 데리고 들어오다니!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래도 마음이 넓었다. 남편의 사연을 듣고 화를 내지 않고 ‘제 값을 하겠지요. 함께 생활합시다.’라고 말하는 아내였기에 그 가정에 부를 심어주게 된 것이다.

따라온 여자를 쫓아내고 싸우기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바다와 같은 넓은 마음으로 용서하고 용납하였기에 그때부터 그 여자는 동냥을 얻어 식구들을 먹여 살렸고 남편의 취직의 길을 열어주었으며 함께 윤택하고 넉넉한 삶을 살게 되었다.

남자는 비록 가난했지만 배움만을 놓치지 않았다. 배움이 있었기에 훈장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게 되었고 그것이 바탕이 되어 좋은 훈장도 되고 소작인으로서 농사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배움은 어디 가나 있어야 하고 필수가 되어야 한다. 배움이 없었다면 삶이 힘들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선생님에 대한 은혜를 잊지 않는 게 중요하고, 자녀들은 부모님에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중요하다. 은혜는 감사로 나타나고, 감사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태양은 감사를, 연분홍으로 나타내고, 단풍잎은 홍색으로 나타낸다. 사람들은 일편단심(一片丹心)으로 나타낸다. 이들의 삶은 언제나 빛나고 아름답다. 교육은 은혜요, 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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