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천금의 시다. 가정 교육과 공교육을 모두 담고 있다.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인생론까지 담고 있으니. 덧붙여 글을 쓰는 일이 사족임을 알면서도 짧은 깨달음을 남기고 싶어서 주절거림을 용서하시라.
위의 시는 지난 가을 아침 국어 시간에 3학년인 우리 반 아이들에게 들려준 시이기도 하다. 시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단순하다. 참으로 쉬워서 누구의 도움 없이도 바로 깨달을 수 있는, 글자만 아는 정도로 한 번 듣고도 바로 깨칠 수 있는 시를 좋아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담긴 시라면 더욱 좋다. 거기다 짧으면 더 좋다. 잔가지를 다 쳐내고 이파리마저 훌훌 털어낸 채 빈몸으로 서 있는 겨울나무 같은 시라면 더욱 좋다.
내 인생이 콩나무인지 콩나물인지 옷깃을 여미게 한다. 내가 콩나무 선생인지, 콩나물 선생인지 각성하게 한다. 내가 기른 제자들이 콩나무가 되고 있는지, 콩나물로 살게 하진 않았는지 머리 끝이 서게 한다. 콩나무와 콩나물, -ㄹ 받침 하나만 다르지만 그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오늘 하루, 2013년을 마무리 하고 2014년을 여는 새벽에 만난 일자천금의 시를 새해의 화두로 정했다. 순간순간 콩나무로 살기 위해, 제자들을 모두 콩나무로 기르기 위해 깨어 살기를! 시는 모든 것의 시작이니 새벽 아침은 시 한 편으로 곳간을 채우며 사는 2014년이기를!